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5G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편견에 일부 아파트에서 단지 내 5G 기지국 설치를 막고 있는 것이다.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입주자 대표 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다수 입주자가 거세게 반대하면 이통사가 아무리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실외 기지국을 통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고스란히 입주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비싼 통신 요금을 똑같이 내고도 빠른 5G 속도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달 공개한 '2021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단지 내 5G 기지국이 구축된 아파트의 다운로드 속도는 913.54Mbps로 이동통신 3사 전국 평균(801.48Mbps)을 크게 웃도나, 단지 내 5G 기지국 구축이 어려운 아파트 다운로드 속도는 609.34Mbps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값을 내고도 67%짜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5G 접속 가능 비율도 단지 내 5G 기지국이 구축된 아파트는 96.48%에 달하지만 단지 내 5G 기지국 구축이 어려운 아파트는 81.17%로 15.31%포인트 차이가 난다.
5G 주파수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과거 국제암연구소(IARC)가 휴대폰 전자파를 잠재적인 발암물질(2B군)로 분류한 데서 기인하는 것 같다. 그러나 2B군에는 매일 마시는 커피와 김치, 피클 등 절인 채소도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은 1군 발암물질이다. 또한 지난달 과기정통부가 5G 망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설 547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인체 보호 기준의 0.01~4.15%에 불과해 매우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상용화한 3.5㎓ 주파수 5G의 경우 오히려 LTE보다도 전자파 출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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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