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에서 열린 첫 아세안(ASEAN)-한국 관광 라운드테이블에서 비자, 인프라, 인력, 문화교류 강화 방안이 논의되며 양측의 지속가능한 관광 협력이 본격화됐다.
3일 베트남 현지매체 메콩아세안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베트남 다낭에서 '제1회 아세안–한국 관광 라운드테이블'이 공식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다낭시와 주이떤(Duy Tan)대학교, Passage to ASEAN(P2A, 아세안 대학연합체) 조직이 공동 주관하며 7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다. 목표는 아세안과 한국 간 관광 부문 연계를 강화하고,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회의에는 아세안과 한국 각국 정부, 기업, 시민사회 대표단이 참여해 ▲관광 비자 유연화와 안전 ▲인프라 개발 및 첨단기술 활용 ▲관광인력 양성과 개발 ▲문화교류와 상호 이해 증진 등 네 가지 핵심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개막식에서 호안퐁(Ho An Phong)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2024년 아세안은 약 1억2700만 명의 국제 관광객을 맞이했고, 이 중 한국은 약 1000만 명으로 3대 시장 중 하나”라며, 특히 “베트남은 한 해 46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을 맞아 아세안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호 차관은 “이는 경제 발전뿐 아니라 문화교류와 국가 간 이해 증진의 잠재력이 크다는 증거”라며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쩐아인뚜언(Tran Anh Tuan) 다낭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다낭은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 대표 창의관광 허브로 성장하고, 2045년까지 이를 확장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과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출입국 절차 간소화, 관광보안 강화,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관광객 편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응우옌쭝카인(Nguyen Trung Khanh) 베트남 국가관광청장은 “2024년 전자비자 제도(최대 90일, 복수입국 허용) 덕분에 국제 관광객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760만 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세안 역내 비자 정책은 아직 통일성이 부족하고, 한국과 일부 아세안 국가 간 비자 규정이 상이해 국경 간 관광에 장애가 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따라 비자 면제 확대, 장기 비자 도입, 디지털화와 정보 투명성 강화 등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저가 관광의 질 저하 문제도 언급됐다. 니아 니스카야(Nia Niscaya) 인도네시아 관광부 수석전문가는 “저가 투어보다는 문화·교육 중심 고품질 관광을 선택해야 한다”며 “기업들도 단기 판매 위주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현지 중소기업과 협력해 가이드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시작된 ‘ASEAN–한국 포괄적 경제협력 프레임워크협정(AKFTA)’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아세안은 현재 한국 인바운드 관광객의 15.4%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관광객은 아세안 전체 방문객의 8.2%를 차지해 향후 성장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세안–한국 관광회의는 올해 첫 회의가 열린 가운데 다낭을 중심으로 양 지역의 관광 네트워크를 넓히고, 비자 정책·인프라·문화교류까지 다방면 협력을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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