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동순 샘표식품 본부장 "'요리=놀이'가 되는 문화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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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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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순 샘표식품 마케팅 본부장[사진 = 샘표식품]


샘표는 75년간 간장, 된장 등 우리 음식문화의 핵심인 콩 발효를 연구하며 우리 음식과 식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샘표식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역시 '간장'이었다. 그랬던 샘표가 최근 전통의 장을 혁신과 새로움으로 바꾼 '연두'에 이어 요리가 즐거워지는 요리 혁명 '새미네부엌'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75년을 장류 사업에 주력해왔던 샘표가 장류 아닌 비장류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동순 샘표식품 마케팅본부장의 대답은 바로 '식생활 변화'였다. 

서 본부장은 샘표식품 '최초 여성 임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앞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도 역시 회사와 직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MZ세대들은 샘표를 잘 모를 수 있는데, 샘표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요즘 세대는 ‘보고도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라고 시작하는 샘표 로고송을 잘 모르지만, ‘연두해요’ CM송은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MZ세대에게도 친숙한 연두는 전통의 콩 발효를 샘표만의 기술력으로 만든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환경이나 동물 복지 등 친환경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100% 순식물성인 연두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 제품으로 고기 없이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매직소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샘표가 '연두'에 이어 '새미네부엌' 등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샘표는 지금까지 우리 맛의 핵심인 장류를 기반으로 이를 이용한 한식 소스류 등을 개발했습니다. 최근 배달과 외식,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리는 사람들의 바람직한 영양 섭취를 돕고, 요리하는 과정은 창의성과 성취감, 위로를 주는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일종의 자가 치유 과정인데, 재료를 썰고 국자로 젓는 반복적인 행동은 스트레스와 걱정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식재료 구매, 재료 손질조차 부담스럽고 고된 노동으로 여깁니다. 샘표는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사람들에게 요리가 놀이가 되고, 부엌이 놀이터가 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리는 사람들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연두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두는 샘표가 75년간 축적한 발효 기술력과 연구 노하우를 담은 제품입니다. 연두 프로젝트를 시작해 출시하기까지 개발에만 10년 이상 걸렸고, 1만명 넘는 소비자에게 평가를 받았습니다. 약 4개월간 콩을 발효해 얻은 발효액을 셰프들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개선점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시 첫 번째 과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셰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발효액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내 3주 이상 체험 기간을 거칩니다. 이후 소비자들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발견한 개선점을 취합해 콩 발효액을 보완하는 과정이 약 4개월 간 이뤄집니다. 콩 발효부터 소비자 반응 과정까지 수십 차례 반복하여 찾아낸 최고의 맛으로 지금의 연두가 탄생했습니다."
 
-새미네부엌은 어떤 제품들이 있고, 주 타깃층은.

"새미네부엌은 누구나 쉽고 맛있게 요리할 수 있도록 조리 과정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각종 채소 등에 고춧가루를 함께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절이지 않고 쉽게 김치를 완성할 수 있는 ‘김치양념’, 전자레인지 하나만으로 누구나 간단히 밑반찬을 만들 수 있는 ‘반찬소스’, 붓기만 하면 완성되는 ‘요리소스’, 전문점 맛을 쉽게 맛볼 수 있는 ‘샤브샤브 소스’ 등 누구나 쉽고 맛있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새미네부엌 브랜드 기획 시 주 타깃층은 이제 요리를 막 시작하는 ‘요알못’인 젊은 세대였습니다. 하지만 론칭을 하고 나니 그동안 요리를 하는 데 지친 40·50대 주부층에서 많은 호응을 보내주었고 실제로 높은 구매율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새미네부엌 제품 소비자층을 유자녀와 무자녀 가족 등 타깃층을 세분화하여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두'나 '새미네부엌' 개발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는지.

"성과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샘표는 75년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보니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연두와 새미네부엌 개발을 통해 더 밝고 젊으며, 혁신적인 이미지를 주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성과는 새로운 식재료와 원물을 활용한 건강하고 쉬운 요리법을 구상하다 보니 기존 제품들의 맛 개선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식생활 트렌드에 맞춰 비건, 플랜트베이스, 쿠킹,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두가 외국에서 각광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연두는 100% 순식물성 제품이지만 고기나 치즈가 내는 감칠맛을 주어서 음식 맛을 좋게 한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매출 목표는

"식품기업은 단순히 보면 식품을 만들어 파는 일을 하지만, 샘표는 식문화를 만드는 문화기업을 목표로 합니다. 모든 사람이 요리를 즐기고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누는 건강한 식문화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샘표는 매출 목표를 정해두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요리를 즐기는 날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다 보면 매출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샘표는 간장을 중심으로 한 제조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샘표가 나아갈 방향은.

"샘표는 식재료 연구부터 새로운 조리 방법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반영한 제품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매년 매출의 약 4%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재도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반영해 더 맛있고 건강한 제품들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요리와 음식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어 요리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누구나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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