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지진 주의 정보' 종료 앞두고, 日 홋카이도가 또 흔들렸다

  • 후발 지진 가능성 낮다지만…홋카이도 인근 '응력 축적' 우려

지난 20일 지진 발생으로 고속열차 도호쿠 신칸센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일 지진 발생으로 고속열차 도호쿠 신칸센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북동부 해역의 지각이 심상치 않다. 일주일 전 강진을 계기로 발령됐던 '후발 지진 주의 정보' 종료를 앞둔 날 새벽에 홋카이도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활동을 둘러싼 불안감이 일본에서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오전 5시 23분께 홋카이도 도카치 지방 남부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M) 6.2의 지진이 발생해 우라호로초에서 최대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5강은 대부분 사람이 행동에 지장을 느끼고 고정돼 있지 않은 가구는 쓰러지는 흔들림이다.

진원 깊이는 약 83㎞다. 현재까지 큰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홋카이도전력은 도마리 원전에도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지난 20일 산리쿠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 이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일본 정부와 기상청은 추가 강진 가능성이 평소보다 높아졌다고 보고, 홋카이도에서 지바현에 이르는 7개 도현 18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발령했다. 해당 정보는 약 1주일간 유지되며, 이번 지진은 그 종료 시점과 맞물렸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두 지진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기상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지진은 지난 20일 지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발 지진 주의 정보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향후 1주일 정도는 비슷한 규모의 지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는 대형 지진 이후 추가 강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도입된 제도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틀 전 규모 7.3의 지진이 먼저 발생했던 사례를 계기로 마련됐으며, 2022년 12월부터 운용에 들어갔다. 일본해구·쿠릴해구 등 특정 해역에서 규모 7급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발령되며, 이후 7일 이내 대지진 발생 확률이 평상시 약 0.1%에서 약 1%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통계에 기반한다. 절대적 예측이 아닌 확률적 경고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대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후발 지진 주의 정보' 발령이 2025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라고 전하면서, 발령 대상 지역에서 진도 6약 이상의 흔들림 또는 3미터 이상의 쓰나미가 예상되는 182개 지역이 방재 대응을 취해야 하는 지역으로 지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속 지진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이 해역의 지질 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리쿠에서 홋카이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은 태평양 플레이트가 육지 쪽 판 아래로 파고드는 지진 다발 경계 지역이다. 두 판이 맞물리는 곳에는 힘이 축적되고, 그것이 한계에 달할 때 지진으로 터져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의 보고회 내용을 인용해, 산리쿠 해역에서 작년 11월경부터 군발지진이 발생했으며 두 플레이트 경계가 천천히 미끄러지는 '슬로 슬립' 현상이 이달 20일 지진 직전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슬로 슬립은 변형을 해소하는 완충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인접 단층에 새로운 압력을 가하는 양면성을 지닌다. 토미타 후미아키 도호쿠대 교수는 이 슬로 슬립이 M7.7 지진의 방아쇠를 당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도에서 아사히신문은 시즈오카현립대 난조 가즈요시 특임교수 연구팀의 분석을 인용해 지진 발생 패턴을 수치화한 'b값'이 홋카이도 인근 해역에서 특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b값이 낮다는 것은 지각 내에 힘이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는 지표로, 수십 년간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이른바 '공백 구간(에너지가 방출되지 않은 채 쌓여온 해역)'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 주목된다. 동일본대지진 이전 산리쿠 해역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관측된 바 있었다.

문제는 이번 지진으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이미 2017년 12월, 이 해역에서 M8.8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절박성이 높다'는 견해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과거 대쓰나미 흔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340~380년 간격으로 반복돼온 초대형 지진이, 직전 발생(17세기 전반)으로부터 이미 400년 가까이 지났다는 것이 근거였다. 아사히신문은 올해 2월 이 '절박성'을 현대 관측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논문 두 편이 잇달아 발표됐다고 전하면서, 최근 대학과 연구기관 논문들의 초록에 "요주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재발이 임박했을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백 년 주기의 초대형 지진 반복을 학계에서는 '슈퍼사이클'이라 부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또 도호쿠대 연구팀이 네무로 앞바다 해저에서 5년간 실시한 관측 결과를 인용해, 태평양 플레이트와 상부 판이 거의 같은 속도·방향으로 움직이며 강하게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17세기 초 이 일대를 강타한 초대형 지진 이후 지금까지 축적된 변형이 이미 같은 규모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전제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다만 이는 홋카이도가 위치한 일본 북부와는 달리 일본 동남부 해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초대형 지진인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과는 다른 성격의 지진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우려되는 것은 시민들의 반응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내각부가 지난해 12월 첫 번째 후발 지진 주의 정보 발령 후 대상 지역 주민 3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정보를 접한 사람은 80%에 달했지만 "즉시 대피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고 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정보 발령 소식을 듣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도호쿠대 사토 쇼스케 교수는 조만간 시작될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가 시작되는 점을 염두에 두며 "여행 계획을 바꿀 필요는 없지만, 여행지에서의 대피 장소만큼은 미리 확인해 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에도 소셜미디어(SNS) 상에서의 허위 정보 문제가 반복됐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지진 직후 X(구 트위터)에서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당시 촬영된 영상이 "지진이 덮친 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퍼졌고, 동일본대지진 때의 쓰나미 영상도 현재 상황처럼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생성 AI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함께 "21일 오후 3시께 후발지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돌았다. 동영상을 게재한 계정의 소재지는 일본 외에 남아시아, 유럽, 중국 등 해외에 걸쳐 있었으며, 외국어가 자동 번역된 게시물도 다수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총무성은 지진 당일 구글·메타·X 등 5개 주요 SNS 사업자에 즉각 허위 정보 확산 방지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오늘의 지진이 곧 대재앙의 전조라고 단정하는 것을 경계한다. 지진은 본질적으로 발생 시점과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각 아래에서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는 관측 데이터는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특정 시점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준비만큼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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