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여권이 11일까지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선에 임하시면서 양대 정당의 과거도 되짚어 봐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민주당의 과거가 있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의 과거가 있다"고 요청했다.
그는 "선거 때가 되면 너도나도 변화를 말한다. 모든 것을 금방 좋게 바꿀 것처럼 약속한다"면서 "변화를 강조하다 보면 과거를 부정하고는 한다. 그러나 과거는 부정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5년의 역사만 놓고 봐도 양대 정당의 공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15년 동안 집권했다. 국민의힘은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정부 20년 못 되는 기간 동안 집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도, 복지도 민주당 정부가 더 잘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민주당 정부에서만 열렸고 한반도 평화도 민주당 정부 시기에 개선됐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국제적 공인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세계 16위 아시아 최고로 올랐다"고 피력했다.
동시에 이 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 "한국 민주주의의 이런 위대한 성취를 야당 대선 후보가 부정하는 듯한 언동을 하고 있다"며 "난폭한 검찰주의로는 법치주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는 민주당 스스로를 쇄신할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 역사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를 살피는 것은 그것이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9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당선 후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하겠다"고 답해 논란이 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영길 대표도 "윤석열 후보는 지금 문재인 정부 적폐를 말할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적폐,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수사하겠다고 했는데, 본인의 부인, 할아버지는 둘째 문제이고 장모에 대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직격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우리를 지지한 세력이든, 지지하지 않았던 세력이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함께 모여 고민하고 국가를 운영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적 복수에 젖어, 이명박 정권에서 겪었던 망국적 정치 보복의 역사를 다시 되돌려 놓으려는 잘못된 시도를 막아내겠다.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어 각 분야에 인재도 고루 등용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가 갈등이 아닌 화합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윤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한 성토가 이날까지 3일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상임고문 및 고문단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나라의 앞날과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정치 선배 세대의 성찰적 입장에서 진심으로 호소하고자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위험하고 또 위험한 일이 검찰총장 출신인 제1야당 후보가 노리는 검찰 공화국의 시대, 검찰 독재 정치의 현실화"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현 정부에 대해 적폐수사 운운하며 정치보복의 마각을 드러낸 충격적 사고에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신성한 검찰권을 정치와 결부시키는 행태 자체가 적폐"라며 "현 정부에 대해 허무맹랑한 적폐수사를 언급해 또다시 독재정권 시대의 악행을 떠올리게 한 윤석열 후보는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국민의힘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책임있는 공당으로서 자당 대통령 후보의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납득할 수 있는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도 이날 오전 당사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했다"며 "검찰을 이용한 범죄가 있었다면 검찰총장과 중앙지검장을 지낸 자신이 범죄에 앞장섰다는 고백이거나, 은폐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용기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적폐는 윤석열이다. 문재인 정권의 없는 부패를 수사하겠다는 것이 정치보복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윤석열 후보가 검찰 총장으로 검찰개혁을 방해하며 벌인 일이야말로 검찰 적폐"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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