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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경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제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 총회가 끝난 직후, 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이 모여서 나눈 말이다. 사상 첫 업계 출신 회장 등극을 축하하는 뜻에서 한 농담이지만, 그 말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2~3개월간 과열됐던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둘러싼 선거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그간 관료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리에 현업 대표가 올라서는 역사적인 기록도 남겼다. 다만 이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화경이란 이름이 제19대 회장으로 확정되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주목을 끌었던 건 관료 출신 인사들 간의 대립이다. 앞서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함께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나란히 하마평에 올랐다. 두 사람은 모두 금융위원회에서 요직을 거친 경험이 있다. 실제로 작년 말까지 두 사람 다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선거 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중재한 건 다름 아닌 금융위의 OB(원로)들이다. 관 출신 인사끼리 경쟁하는 건 보기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경쟁력을 퇴색시킬 거란 판단에 이해선 후보로의 일원화를 결정했다.
최종 결과를 두고는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빙’ 또는 이해선 후보의 우위를 점치는 견해 일색이었지만, 오화경 회장이 78개사 중 53표를 쓸어 담으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최소 재투표까지는 가야 결과가 확정될 것이란 예측마저도 빗나갔다.
이는 순전히 오화경 회장의 노력과 역량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임 회장들의 상반된 행보가 표심을 돌려놨다는 후문도 있다. 직전에 회장직을 지낸 관료 출신 박재식(18대) 회장의 경우, 대형업체 위주로 챙기고 소형업체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경우가 많았던 걸로 알려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형업체들의 관 출신에 대한 거부감을 키웠다. 반면 민간 출신의 이순우 17대 회장은 소형업체들을 세세히 배려하며 민간 출신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다. 앞서 강단에 올라 전국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직원들과 함께 큰절을 올렸던 건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이는 즉 향후 오화경 회장의 행보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전 판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간 선거전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오화경 회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은 하나같이 그의 역량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다수의 직원들이 지나간 경영자를 한목소리로 응원하는 건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다. 다만 당선이 확정된 이후의 통화에선 “앞으로 중앙회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오 회장은 철저히 성과 중심의 조직 운영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할 거란 뜻이다. 이제 사상 첫 업계 출신 중앙회장의 시대가 막이 올랐다. 이러한 상징성이 미래의 유의미한 결실로 매듭지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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