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규모도 늘었다. 월초부터 무역수지가 역성장하며 3개월 연속 무역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5월 1~10일 수출입 현황(통관기준 잠정치)'을 보면 이 기간 수출액은 160억5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8.7%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6.5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많았다.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7000만 달러로 8.9%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97억7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뛰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며 무역수지는 37억2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10일 22억1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쌓인 무역적자 규모는 98억6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억2400만 달러 흑자였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달 초 반도체(10.8%)를 비롯한 석유제품(256.3%), 철강제품(27.1%), 자동차 부품(13.8%) 등 우리나라 주요 품목의 수출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승용차(-20.6%), 무선통신기기(-27.2%), 선박(-3.6%) 등은 역성장했다.
여기에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이 무역수지 악화를 부추겼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 지난 1~10일 주요 품목 수입액을 보면 3대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원유(30억6200만 달러·53.7%)와 가스(8억2400만 달러·52.7%), 석탄(6억5400만 달러·220.0%) 수입이 나란히 늘었다. 이들 총수입액은 45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이 줄어든 것도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제수도인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들이 봉쇄된 여파로 대중국 수출액은 9.6% 증가하는 데 그쳤다. 18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4월 초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3월 초(13.5%)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값 상승 탓에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는 2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적자를 기록 중이다. 1월 47억3000만 달러 적자로 출발한 올해 무역수지는 2월에 8억9000만 달러 흑자로 반등했지만 3월 들어 1억1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다시 역성장했다. 지난달엔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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