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지시' CBT 변시, 로스쿨생 20% 반대...전환→병행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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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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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변호사시험(변시) 답안지를 손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작성하는 '컴퓨터 고사(CBT·computer based test)' 방식에 대해 로스쿨생 10명 중 2명이 반대하면서 법무부가 손글씨 방식과 병행하기로 했다. 손글씨와 CBT 방식 중 변시 수험생이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수험생 혼선을 고려해 현 로스쿨 재학생 2학년까지는 CBT 방식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9일 오후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로스쿨협의회는 첫 간담회를 열고 변시 논술형 시험을 CBT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결과 현재 로스쿨에 재학 중인 2학년까지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 등이 로스쿨 학생과 로스쿨 교수, 변호사 등 각 집단 의견을 청취한 결과 로스쿨 재학생 약 20%가 CBT 방식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로스쿨 재학생 4000명 중 3272명(81.8%)은 찬성 의견을, 728명(18.2%)은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변호사 1000명 중에서는 703명(70.3%)이 찬성, 297명(29.7%)이 반대했다. 로스쿨 교수 400명 중 376명(94.0%)이 찬성, 24명(6.0%)이 반대했다.
 

[그래픽=아주경제]

변시 CBT 방식 도입 논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손으로 직접 서술형 답안을 작성하는 기존 자필 방식에서 컴퓨터로 입력하는 CBT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불거졌다.

변시는 나흘간 민법과 공법 등 네 과목을 나눠서 치르는데, 이 중 사례형·기록형 문제는 장시간 A4용지 64장 분량 답안지를 직접 손으로 작성해야 한다. 손글씨 방식은 수험생의 체력적 부담을 가중하고 손목 통증을 유발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A로스쿨 재학생은 "적을 내용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손으로 쓰기에 상당히 힘들다"며 "사례·기록형을 수기로 작성하는 데 많은 연습도 필요하고, 실제 손글씨가 느리거나 악필인 사람에게는 매우 불리한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해 4월 TF를 꾸려 CBT 방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관련 프로그램 개발을 마치는 대로 모의시험 등을 거쳐 CBT를 전격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도입 여부나 시기 등과 관련해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한 장관이 지시로 도입 논의에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김민규 대한변협 제1교육이사는 "시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불확실성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전환하기보다는 병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한 것"이라며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혼선을 막기 위해 로스쿨 2학년까지는 CBT 병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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