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0.25%포인트(25bp) 올린 연 2.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성환 신임 금통위원 합류로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한 달 만이다. 당시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네 차례(4·5·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 총재가 취임 이후 이끈 총 세 차례의 금통위에서 전부 금리 인상이 결정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창용 총재 또한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 지침)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예상하는 물가와 성장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기준금리는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베이비스텝 결정은 물가와 환율 급등 등 대외적 악재 속에서 불가피했다는 시각이 높다. 전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들어 4.3%로 직전월과 비교해 0.4%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금통위원 전원이 인플레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내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차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이어 여전히 강도높은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점도 국내 기준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연준의 긴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 정책금리보다 낮은 상황에서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한국(2.50%)은 다시 미국(2.25∼2.50%)과 같거나 높은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당장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큰 만큼 우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당분간 한미 기준금리 역전 장기화와 그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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