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선서 '反이민' 내세운 극우 포함 우파 연합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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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9-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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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9월 14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패배를 인정하며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톡홀름 EPA·연합뉴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9월 14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패배를 인정하며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톡홀름 EPA·연합뉴스]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포함된 우파 연합이 승리했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백인우월주의 색채를 지닌 스웨덴민주당이 정치 전면으로 나온 만큼 스웨덴 민주주의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고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며 “내일 총리직 사임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스웨덴민주당과 3개 중도 우파 정당(온건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으로 구성된 우파 정당 연합은 총 349석 가운데 176석을 차지하며 과반 확보에 성공했다. 안데르손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주도의 좌파 정당 연합(사회민주당, 좌파당, 녹색당, 중도당)보다 3석 앞선 것으로, 공식 선거 결과는 주말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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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회민주당(30%)에 이어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21%)이 제2정당으로 올라선 것이 눈에 띈다. 우파연합을 이끈 중도당(19.1%)를 앞선 것으로, 스웨덴민주당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다만, 우파 연합이 극우 정당의 인물을 총리로 세우지 않기로 한 만큼, 울프 크리스텐손 중도당 대표가 총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짚었다.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스웨덴을 다시 좋게 만들기 시작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8년 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었던 실패한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충분히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 복지, 결속력을 재건해야 할 때”라며 “스웨덴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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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사진=지미 오케손 인스타그램]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사진=지미 오케손 인스타그램]


이번 총선은 스웨덴의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데르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제2정당으로 올라선 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백인우월주의 색채를 띤 스웨덴민주당은 반이민 정책을 내걸며 이번 총선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1980년대 후반 폭력성을 띤 네오나치 그룹에서 나온 스웨덴민주당원들은 인종차별주의자와 극단주의자를 배제했다. 또한 스웨덴의 민족적 전통과 문화를 수호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에서는 비유럽 국가의 이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얻었다. 가디언은 “이들은 스웨덴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받아들인다면 누구나 스웨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무슬림은 이러한 접근 방식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스웨덴은 1990년대부터 대규모 망명 이민을 받아들이면서 유럽에서 가장 인종적으로 혼합된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중동 전역에 민주주의 물결을 몰고 왔던 아랍의 봄이 실패로 끝난 뒤 중동 국가들을 중심으로 스웨덴으로의 망명이 가속화됐다. 스웨덴민주당은 이들 2세대 이민자 청년들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총기 범죄 등을 비판하며, 이민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예테보리 대학교의 조나스 힌포스 정치학 교수는 “이번 총선은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0~60년 동안 좌파와 우파 모두가 기여한 광범위한 자유주의적 가치, 개인의 자유, 소수자 권리를 향한 꾸준한 발전이 있었다”며 “스웨덴민주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이러한 발전은 아마도 끝이 날 것이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몇몇 것들이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스웨덴이 직면한 과제는 많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을 해둔 상황이나, 이에 대한 거부권을 지닌 튀르키예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위기가 촉발한 인플레이션에 스웨덴 역시 여타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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