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한 발언이다. 하지만 참사 당일 경찰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막을 수 있던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당일 접수된 112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은 112에 압사당할 만큼 인파가 너무 많다며 통제를 요청했다.
최초 신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께 접수됐다. 11건의 신고 내용을 종합하면 모두 '압사'를 언급하며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특히 일부 신고자는 사고 발생 지역의 상황을 영상으로도 찍어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이 장관의 해명이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동시에 이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조작하는 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며 "정부의 고위 책임자들의 태도는 도저히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박홍근 원내대표는 '112 신고 녹취록'을 언급하며 "막을 수 없던 참사가 아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 누구 하나 국가가 책임지지 못했다고 엎드려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장관을 언급하며 "즉각 파면해야 한다. 축소, 은폐 의혹까지 포함해 사법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 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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