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 최고 65층으로 재탄생…속도 내는 신통기획, 다음 단지는 어디?

대치동 '대치미도' 49층 계획안 곧 주민공람

여의도에선 50층 한양 아파트 추진 속도 빨라

여의도 시범아파트 조감도 [이미지=서울시]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최고 65층 초고층 대규모 단지로 재탄생하게 되면서 그간 정체됐던 여의도 단지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신통기획 추진 단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현재 1584가구인 시범아파트는 '여의도 국제금융도시' 위상에 걸맞은 최고 65층, 2500가구 규모의 대표 단지이자 '한강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수변단지'로 거듭난다.
 
시는 63빌딩(250m)과 파크원(333m)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200m 높이 범위 이내(최고 60~65층)에서 'U자형'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서울시 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민간 정비 지원사업이다. 시는 통상 5년가량 걸리는 민간 재건축 사업 인·허가 절차와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범아파트의 경우 오랜 기간 재건축을 준비해 왔지만, 지난 2018년 '여의도 통개발(마스터플랜)' 논란에 막혀 사업 추진이 보류됐다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말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됐다. 

현재 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20여 개 단지가 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삼부아파트 등을 비롯해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미도아파트), 잠실 장미아파트 1~3차, 송파한양2차 아파트, 압구정1~5구역 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단지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곳들이 있다”며 “차근차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통기획을 추진하는 단지 가운데 시범아파트 다음으로 신통기획안 확정이 유력한 곳으로는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미도가 거론된다. 이 아파트는 1983년 지어진 2436가구 규모 노후 단지다. 앞서 서울시가 신통기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범아파트와 궁동 우신빌라 재건축단지에 대한 현황조사 및 건축기획설계 용역을 발주했는데 두 곳 모두 신통기획안이 확정됐고, 이어 후속으로 올해 1월 대치미도에 대한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현재 대치미도는 주민설명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사업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치미도 관계자는 “강남구에서 신통기획 확정안에 대한 주민의견을 듣기 위해 주민공람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내년 초쯤까지 정비계획안 인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미도의 신통기획안은 49층으로 작성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주민설명회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대치미도에 49층 랜드마크를 타워형으로 건설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대치근린공원(서울시 소유)을 사업구역에 포함해 부족한 녹지를 채우는 안을 제안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시범아파트의 신통기획안 확정을 발표하며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가 오랜 부침 끝에 재건축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그간 정체됐던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이 속속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와 함께 논의가 이뤄진 한양아파트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진다. 1975년 준공돼 올해 47년 된 한양아파트는 현재 12층(588가구)에서 50층(1000가구 이상) 규모 대단지를 신축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기존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조정해 600% 이하 용적률을 적용했다.
 
진희선 연세대 특임교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는 신통기획과 관련해 “앞서와 달리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상황이라 주택공급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적은 좋은 시기로 본다”며 “생태도시 등으로의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100년 이상 갈 수 있는 건물들을 만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