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매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적자=투자'란 새로운 비즈니스 성공 공식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약 7742만 달러, 분기 환율 1340.5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쿠팡의 분기 흑자는 2014년 로켓배송 시작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5조3850억원)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약 51억133만 달러)을 기록했다. 원화 기준 매출은 사상 최대 규모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9조3533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증권업계에서는 쿠팡의 3분기 흑자를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실적'인 셈이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의 이유로 내실경영 추구에 따른 물류 운영 효율화를 꼽았다.
김범석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성과는 풀필먼트, 라스트마일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면서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전년대비 50% 줄였고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해 추가 투자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요금 인상도 한몫했다. 올 6월부터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이 적용됐는데,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액을 절반으로 줄었다. 고객 '록인 효과'도 톡톡히 봤다.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고객은 전년 대비 7% 늘었고, 1인당 고객 매출은 1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이번 실적이 ‘쿠팡식 로켓배송 물류모델’의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흑자 전환은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증명했다”며 “글로벌 이커머스 둔화 속에서 한국 혁신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은 자동화 물류 네트워크만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플라이휠’(flywheel)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 실적은 쿠팡만의 혁신적인 물류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믿음이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낼지는 미지수다. 올 1~3분기까지 누적 적자액은 2431억원가량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은 사실상 어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이 올해 영업손실 3억8500만 달러(약 5410억원)에서 내년 영업이익이 2200만 달러(약 310억원)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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