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안전한 유동성 관리와 높은 안전자산 보유 비중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순익(6631억원)을 일찌감치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한 상태다.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내년엔 큰 폭의 실적 성장세도 기대된다.
13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지난 9년간 손실이 발생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은 단 1건도 없었다. 최근 PF대출 증가 등 금융권 유동성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자체적인 차별화 원칙을 통해 관리가 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부동산 PF대출에 대해 100% 선순위인 안전한 대출만 고집하고 있다"며 "또한 미준공 관련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신용등급 A급 이상인 건설사와 은행 계열 신탁사가 책임 준공하는 보증 PF대출만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보유 비중이 높은 점도 유동성 우려가 일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메리츠화재 운용자산 중 안전자산(현금성 자산, 국공채, 특수채, 보험약관대출) 비중은 40.3%로 손해보험업계 상위권사 평균(32.1%)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자금 유출 요인이 될 수 있는 저축성 보험이 없고 환율 상승으로 부담이 되는 해외 채권 비중도 업계 상위사 평균(15.7%) 대비 낮은 5.6%에 불과하다.
이 같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실적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치를 경신한 것이다. 같은 기간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도 7조9524억원과 9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56.5% 증가했다.
보험영업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97.3%로 지난해 3분기(100.4%) 대비 3.1%포인트 개선됐다. 지급여력(RBC) 비율도 185.4%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9월 말 기준 투자이익률은 4.6%로 업계 평균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았다. 2019년부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자산수익률(ROA) 또한 3.4%로 손보업계 상위사 평균(1.8%) 대비 2배가량 높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본적정성 관리와 아메바 경영 방침 기반, 양질의 신계약 확보 및 비용 효율화에 매진한 결과"라며 "특히 3분기에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장기인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2015년부터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후 장기 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지난 8년간 높은 매출 확대를 이루고 있다. 아메바 경영은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을 굴리는 방식이다. 회사 전체 손익계산서를 부문별로 쪼개 직원이 이를 실시간 확인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까지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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