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이 주관하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한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 간담회가 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간담회는 오종석 아주경제신문 사장과 신현영 의원 인사말을 시작으로 발제문 발표, 패널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오 사장은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사전 예방과 준비는 완벽하고 철저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일깨우게 됐다"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간담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참사 당시 의사로서 현장을 지켰던 신 의원은 "10·29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후 한 달 넘는 시간이 흘렀다. 158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다수 생존자와 피해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통해 재난 유형·재난 책임자 규정해야"
염건웅 교수는 이번 참사를 '예견된 인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상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한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의 책임 규정 미비 △인파 관리 관련 규칙이나 지침 미비 △허술한 경찰의 보고체계 및 경력 충원 문제 등을 지적했다.염 교수는 "사회 재난인 인파 사고까지 포괄해 모든 재난사고에 대한 안전 주체와 책임자는 지자체와 행정안전부가 돼야 한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행사도 폭넓게 법령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참사를 계기로 뼈아프게 반성하고 대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관리시스템에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제시됐다. 문현철 교수는 지자체장, 광역지자체장의 재난관리 역량 평가를 입법화하는 한편 재난 유형에 인파 밀집을 추가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 재난관리시스템이 심하게 고장났다"며 "이는 시·군·구, 읍·면·동, 특별‧광역시 그리고 중앙행정기관 등 기초 지자체가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난안전법상 재난 종류에 다중 인파의 밀집을 하나의 유형으로 넣으면 깔끔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입증 책임 완화·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주장도
홍지백 위원장은 '피해자 배상'은 생명‧신체‧재산상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배상법과 민사상 불법행위책임,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입법례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홍 위원장은 "재난 사건에서 재난 피해자에게 과학적‧전문적 분야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가능성을 소명하는 정도로 입증책임을 완화하거나 재난 원인 제공자 등에게 증명 책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별로 구체적‧과학적 인과관계 인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입법자문 전문 이호영 변호사(지음 법률사무소)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의의무 강화를 위해서는 발생한 손해에 상응하는 액수만 배상하는 '전보 배상'이 아니라 일정 요건하에서는 징벌적 배상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람이 죽거나 다치면 본인이나 자신의 회사가 경제적으로 회복 불가능할 지경에 처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하도록 해야 행동이 바뀔 것"이라며 "그때 비로소 위험 방지를 위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참사 및 인명 피해 재발 방지 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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