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중국발 입국자에 환영을 보내던 국가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3년 전 코로나19 발발 초기의 악몽이 되살아나며 전 세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CNN·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한국, 일본을 비롯해 프랑스와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최소 14개국에서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국은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도착하는 항공기나 미국을 환승하는 경우에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나 코로나 확진 후 회복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일본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한국은 2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PCR 검사를 의무화했고, 이달 말까지 중국 내 공관을 통한 단기 비자 발급도 제한했다. 영국은 오는 5일부터 중국에서 출발하는 승객들에게 출발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한다. 이에 중국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타려면 48시간 내에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공유하는 건강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중국발 승객들에게 코로나 관련 대책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와 캐나다 정부도 "코로나에 대한 중국의 정보 부족"을 근거로 코로나 규제를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오는 5일부터 중국 본토, 홍콩 또는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 여행객에 대해 48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음성 확인서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강력한 검사와 대책까지 등장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말레이시아는 발열 검사를 실시하고 필리핀은 호흡기 질병 관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책을 꺼내기도 했다. 모로코는 중국발 여행자의 입국 자체를 금지했다. 이외 인도, 스페인, 대만 등도 일제히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급증하고 세계 각국이 중국 정부의 통계에 불신을 보내면서 앞으로 입국 검사 조치가 더욱 확대되고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코로나와 전쟁에서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했다고 했지만, 오히려 세계 각국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발표를 못 믿겠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마저도 "예방조치를 이해할 수 있다"며 유전자 분석 데이터까지 공유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3년 전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중국인 여행객들을 따라 전 세계로 확산했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전 세계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유럽연합(EU)은 오는 4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차기 EU 의장국인 스웨덴은 "입국 제한 도입을 포함해 EU 전체를 위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 지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과학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이날 알자지라 방송은 데이터 회사인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중국에 매일 신규 확진자 180만명가량과 사망자 1만1000명가량이 있을 것"이라며 "1월 13일께 정점을 찍어 하루 370만건 신규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 발표보다 실제 감염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23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4103명에 불과해 불신을 낳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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