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4곳 중 1곳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등 '깡통 전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매된 아파트 9863곳 중 2244곳(23%)은 매매 가격이 기존 최고 전세 가격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수도권 아파트 비율은 지난해 2분기만 해도 8% 수준이었으나 3분기에 17%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더니 4분기 기준으로는 39%까지 치솟았다. 2분기와 비교하면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수도권 중에서는 인천 지역에서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천 아파트 단지 1522곳 중 549곳에서 기존 전세 최고가 이하로 매매가 체결됐다. 4분기 기준으로는 48%에 달했다. 경기 지역은 2022년 연간 기준으로는 30%였고, 4분기 기준으로는 45%였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더월드스테이트 전용 84㎡는 2021년 12월 전세 4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3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84㎡는 지난해 5월 전세 5억4500만원에 거래됐으나 같은 해 12월 5억500만원으로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1년 사이에 집값이 급속도로 하락한 여파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12월 거래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은 지난해 기준 최고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아파트 비율이 2%였고 지난해 4분기에도 6%로 비교적 '깡통전세' 아파트 비율이 낮았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중개팀장은 "최근 6개월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 전세가보다 낮게 매매 거래된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증보험에 반드시 가입하고 최근 6개월간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만큼 전세 거래 시 최근 6개월 이상 매매 거래가 없는 아파트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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