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 여파로 기업 어음부도율이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부도 금액 역시 18% 급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0.10%로 전년(0.07%)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연간 어음부도율은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0.1%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 0.13%를 끝으로 2019년 0.08%, 2020년 0.06%, 2021년 0.07% 등으로 더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소폭 상승하면서 0.1%대에 올라섰다.
어음부도율은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전체 어음과 수표 중 부도 처리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여기에는 기업 자기앞수표, 당좌수표, 약속어음, 전자어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어음부도율 상승은 레고랜드 사태와 이후 지속된 기업 전반의 자금경색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실제 월별 어음부도율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 0.01%, 8월 0.02% 등에서 9월 들어 갑자기 0.26%로 치솟은 뒤 10월(0.20%)에도 0.2%대를 나타냈다. 이어 11월 0.16%, 12월 0.11%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어음부도율은 2017년 6월(0.28%)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9월 부도율이 급등한 것은 레고랜드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2050억원 규모가 부도 처리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 부진, 기업대출 금리 상승 등 자금시장 경색으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면서 10월 이후 어음부도율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부도 금액은 2조2520억원으로 2021년(1조932억원) 대비 18.3% 급증했다. 부도 금액 역시 2018년(2조915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전국 부도업체 수는 지난해 149곳으로 전년(183곳) 대비 34곳(-18.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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