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3일 기준 30조7273억원이다. 지난해 11월3일 기준 28조4321억원 대비 2조2952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조3218억원 줄었다. 기존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형 펀드로 이동한 것이다.
국내 채권형 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은 가격이 비싸 그간 주식에 비해 투자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채권형 ETF가 출시되며 소액으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3개월간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에 1조2827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ETF 중 자금유입액이 두 번째로 많다. ‘KODEX 23-12은행채(AA+이상) 액티브’에도 7967억원이 유입되며 네 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 있다. 최근 경기침체가 예상되며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있다. 금리인상 속도를 기존처럼 빠르게 가져갈 경우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부담을 덜게 됐다. 미 연준이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 지표도 크게 위축돼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2.9% 감소했다. 산업생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전월대비 3.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채권형 펀드·ETF 중 국고채 펀드·ETF 투자를 추천했다. 채권은 발행주체에 따라 국고채, 회사채, 특수채 등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정부가 재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고채가 가장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특히 장기 국고채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국고채는 단기 국고채인 3년, 5년물과 장기 국고채인 10년, 20년, 30년물이 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 단기채권의 채권가격은 하락하므로, 비교적 안정적인 장기채권이 투자에 유리하다.
장기 국고채 중에서는 단기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며 채권 수익률을 결정한다. 만기가 길수록 기준금리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되므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 매니저는 “장기 국고채 중 만기가 가장 짧은 10년물에 투자할 때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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