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역조건이 24개월 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화학약품 등 부진으로 수출물량과 금액 모두 감소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83.01)는 전년 동월 대비 5.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품 100개를 수출 시 83.01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월 대비 교역조건지수 역시 -0.7%로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번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4개월째 하락세로, 2017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기록한 28개월 이후 가장 긴 교역조건 연속 악화 기록이다.
3월 중 수출금액지수(133.28)는 13.5% 하락하며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4.6%), 화학제품(-14.1%) 등이 감소하면서 수출금액지수 하락 폭이 컸다. 지난 3월 수입물량지수(135.63)는 전년 동월과 같았고, 수입금액지수(167.04)는 6.6%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지난 2월(2.9%) 상승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품목별 수입금액지수는 전기장비(29.7%), 운송장비(12.6%) 등이 많이 증가했지만 광산품(-9.7%),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2.4%) 등은 하락했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해서다.
한편 우리나라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2.4%)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5.1%) 모두 하락해 전년 동월 대비 7.4%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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