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로들이 28일 당 지도부를 만나 최근 잇따른 설화 논란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 때 강조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의 실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전당대회 후) 지난 50일간 일어난 몇 가지 일을 봤을 때 상임고문으로서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지도부는 각자 당과 나라에, 그리고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충분한 심사숙고 후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지도부 설화 논란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목요상·신경식·최병국·이상배·정갑윤·유준상·이연숙·이윤성·문희·유흥수·김용갑·김종하·안상수·나오연·이해구 등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지도부에서는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 수석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특히 정 회장은 "제가 보기엔 여론이 윤 대통령과 우리 당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면서, 김기현 대표를 향해 "심기일전해 민생을 잘 챙기고 어젠다를 야당보다 선점해 나아가길 바라고, 대통령에게 시중 여론을 진언할 것은 꼭 진언하는 그런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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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대표는 "새 지도부 출범 초기 여러 현안이 있었고 그 때문에 걱정스러운 상황이 생겼던 것을 잘 유념하고 있다"며 "좀 더 심기일전해 잘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는 또 "안정적으로 (당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한다"며 "빠른 시일 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드리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해도 좋겠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소수 여당으로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옛날 선배들이 하셨듯 의회 정치를 복원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정을 뒷받침하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원내 전략을 펼쳐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상임고문들이 몇몇 분의 설화로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린 데 대해 상당히 우려한다는 말씀을 했고, 김 대표가 강력히 대처해주기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또 "김 대표가 평소 최고위원들과 자주 소통의 시간을 가져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도 당부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3·8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유흥수 상임고문은 "김 대표가 '연포탕'을 끓인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당의 비주류를 끌어안으며 (연포탕을) 실천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으며,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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