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이재명 패싱한 尹, 박광온에 만남 청했지만..."野 계파 갈라치기 의도"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왼쪽)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2023.5.2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민주당 수장인 이재명 대표를 '패싱'하고, 당내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영수 회담이 먼저라며 거절의 뜻을 확고히 밝히면서 당분간 대통령실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 당내엔 이 대표가 나서서라도 대통령실과 박 원내대표의 만남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전문가 "尹 대통령 '이재명 패싱' 회담 제안, 당내 계파 갈라치기 시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2일 국회에서 박 원내대표와 만나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윤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함께 전달했다.

당시 회동에 배석한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 일정을 합의해 만날 수도, 이들이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올 수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광온 원내대표는 거절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먼저 만나야 한다고 답했다"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대통령과 원내대표의 만남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대표 당선 직후와 신년 기자회견 등 수 차례 윤 대통령에 영수 회담을 제안해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를 거절하고 박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계파 갈등 조장을 위한 의도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일종의 갈라치기를 한 셈"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궁지에 몰릴 수도 있도록 만드는 술수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실도 이 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된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를 먼저 보긴 힘들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상황 자체가, 그리고 혹시 모를 박 원내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되면 비명과 친명 갈라치기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박 평론가는 내년 총선까지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당장 민주당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총선 전까지 야당과 만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국면 돌파가 필요할 정도로 위기 상황일 때면 '영수 회담' 또는 야당 지도부 만남을 카드로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출입기자단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출입기자단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가 尹-朴 만남 적극 성사시켜야" 목소리도

한편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도록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4일 광주 MBC 라디오 '시사인터뷰 오늘'에 출연해 "지금 이 대표가 가르마를 타 줘야 할 때"라며 "이 대표가 여야 대화를 위해, 대통령과의 대화 통로 마련을 위해 박 원내대표에 '당신이 먼저 대통령을 만나라'고 할 필요가 있다"며 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보다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난 뒤 이 대표와의 만남까지도 추진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중 누가 먼저 대통령을 만날 것인지가 대외적으로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은 해결이 시급한 문제들이 더욱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당 의원은 "경색된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풀어가면서 협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에게 먼저 대통령을 만나라고 주문하는 게 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거절한 것이 '당신을 안 만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대표가 아직 못 만났으니 어쩔 수 없이 못 만난다고 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먼저 나서주거나,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모여서 '원샷'에 끝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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