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의 경제학] 장기 불황·고물가에 내몰린 서민들…"싼 것만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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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5-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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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냉동 피자. [사진=연합뉴스]

고물가와 불황의 장기화로 2010년대를 전후해 사라졌던 ‘최저가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과거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이 상대보다 10원이라도 더 싼 가격을 내걸었다면 이번엔 기존 제품 대비 최고 90%까지 저렴한 ‘초저가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최근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이 일제히 오르면서 ‘초저가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000원짜리 ‘서민 막걸리’, 400원짜리 아이스크림, 35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 등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업계에서는 먹고 입는 소비재부터 장보기에 TV까지 초저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마트는 자체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와 프라이싱팀을 통해 매출상위 생필품 500여 종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에서도 배달이나 외식앱 사용자 수가 줄고 있는 반면 초저가 공동구매나 직거래 플랫폼 사용자가 늘고 있다. 외식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내식 수요가 늘고 가성비를 따진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유통업계 트렌드는 소위 ‘짠물 소비’라는 소비패턴과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거지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지방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중 하나로 참가자들은 닉네임에 이번 달 지출 금액과 최종 지출 목표 금액을 적고 입장해 자신의 소비패턴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들이 극단적 절약을 추구하는 익명의 온라인 모임을 통해 절약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5대 소비 분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불황을 경험한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자 꼭 필요한 물품만 소량으로 구입하고, 공동구매와 중고제품 구매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짠물 소비로 아낀 자금은 초고가 제품 구입을 위해 지출되기도 한다. 소비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쓸데없는 지출 규모를 줄이려는 다양한 절약형 소비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TV 역시 ‘가성비 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는 물론 이커머스도 500달러(약 66만원) 미만의 TV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체는 한정된 기간 동안 ‘타임 세일’을 도입하는가 하면 유통과정과 마진을 최소화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미끼 상품’으로 내걸며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기업들의 경영 방향이 자연스럽게 저가의 제품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박리다매 방향으로 바뀌었다”면서 “제품 마진을 낮췄지만, 다른 제품 구매를 유인하는 미끼 효과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초저가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과도한 초저가 마케팅이 기업 간의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케팅 방향이 너무 초저가나 초초저가로 가면 공급자 마진이 줄고 밴더사들의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면서 “초저가로 납품하는 생산자들을 위한 지원 정책 등 기업과 소비자 간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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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먹을 것도 선택해서 먹어야 할 윤석*의 자유의 표상!
    싼것, 보다 더싼 것, 그것보다도 더 싼것을 선택할 자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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