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신설하기로 한 ‘핵협의그룹’(NCG)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NCG의 미국 측 대표로 존 플럼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음 달 초 NCG 첫 회의가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플럼 차관보가가 한·미 NCG의 미국 측 대표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플럼 차관보가 핵 문제에 있어 미국 측을 대표해왔다면서 일라이 라트너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보다는 그가 미국 측 대표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수퍼 전 국방부 핵 및 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도 “플럼 차관보는 우주 정책을 우선적으로 담당하지만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대응도 그의 담당업무”라며 그가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플럼 차관보와 같이 일하는 비핀 나랑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핵기획그룹(NPG) 산하의 고위급 그룹에서 회원국들과 핵운영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RFA는 ‘핵협의그룹’ 미국 측 대표단에 플럼 차관보와 나랑 수석부차관보, 리처드 존슨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담당 부차관보, 오스틴 롱 합참 전략담당 부국장, 알렉산드라 벨 국무부 군축·검증·준수 담당 부차관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측 대표로는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실장은 국방부 미국정책과장과 정책기획차장·북핵정책차장 등을 거쳤다. 주한 미 육군 제8군 부사령관(연락단장)을 끝으로 지난해 1월 전역했다.
허 실장은 이후 작년 8월부터 국방정책실장을 맡아 한미 간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와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 주요 연습·회의에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NCG는 북한 위협에 대한 특화된 한·미 차관보급 협의체”라며 “한·미가 협의체 신설 시기나 편성 등을 협의해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NCG 첫 회의를 이르면 다음 달 초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국방당국 차관보급이 카운터파트로 나서 첫 회의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이다. 미국 워싱턴DC가 아닌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여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 △핵 및 전략 기획 토의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 위협 등의 관리를 위해 NCG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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