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월 오염수 해양 방류 속도전…국내외 여론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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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권성진 기자
입력 2023-07-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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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수 방출 이해 위한 정상회담ㆍ외교장관 회담 추진

  • 국내 여론에서 후쿠시마 어민 합의 변수로 지목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오는 8월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오염수 방류 준비를 사실상 끝낸 일본 정부는 남은 기간 마지막 관문인 국내외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日, 8월 오염수 방류 위한 준비 완료...국제 여론전에 초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을 근거로 방류 준비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월 방류 가능성에 관한 보도에 대해 "올해 봄부터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표현)의 해양 방류 시기를 여름께로 하고 있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구체적인 방류 시기는 안전성 확보나 소문 피해에 따른 대책 상황을 정부가 전체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반대 여론이다. 그간 오염수 방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IAEA의 최종 보고서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검사가 완료된 만큼, 후쿠시마현 어업인 및 이웃 국가를 설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후쿠시마 오염수 원전 설비 공사와 시운전을 완료한 뒤 최종 검사에 들어갔고 이날 합격 판정을 받았다. 교도통신은 "원자력규제위원회는 7일 해양 방출 설비에 대해 사용 전 검사 합격을 교부할 방침을 정했다"며 "기시다 총리가 방출 시기를 판단할 전제조건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한 일본 고위급 인사들은 주변국 설득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개별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다자회담 등을 통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기세다. 특히 반대 여론이 강한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집중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개별 정상회담 추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에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방침"이라며 "한국 국내에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가 커 윤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다자회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부 장관은 오는 13~14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과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보도했다. 매체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이해를 구하려는 것"이라며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부 장관은 계획을 정중하게 설명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 일본 내부서도 의견 분분…어업인들의 반대 여론, 해수욕 시즌 필요성 지적 

일본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8월 방류가 너무 성급하다는 주장과 시기를 늦추면 방류 시기가 한참 뒤로 밀릴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특히 8월 방류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어업인들의 반대 여론, 방류의 투명성 문제와 함께 굳이 해수욕 시즌인 8월에 방류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지적한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대립한다. 집권 여당 자민당 소속 의원들은 "IAEA 보고서를 갖고 설명하면 (다른 나라의) 이해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며 방류에 속도를 낼 것을 강조한 반면,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과학적인 평가와 (지역민과의) 합의는 별개"라며 대화에 무게를 뒀다. 

성급하게 해수욕 시즌에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 아니라 설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전날 "(안전성) 설명을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해수욕 개장까지 설명을 위한) '시간이 조금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앞서 나쓰오 대표는 "(오염수 방류는 현재) 임박한 해수욕 시즌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해 정부의 오염수 처리를 불신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일본 언론도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총리는 처리수의 결단을 서두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출 계획의 지연은 폐로 공정·지역 부흥의 지연으로 이어진다"면서 애초 일본 정부가 예고한 대로 여름 내에 방출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진보 성향으로 평가 받는 아사히신문은 분석 기사를 통해 지역 어업인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도 주목했다. 매체는 "우리(어업인)의 목소리가 짓밟히는 느낌이다. 국제기관이 안전하다고 하면 소비자들도 안심하겠냐"는 어업인의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후쿠시마 어업협동조합 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게 하겠다"고 한 말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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