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기업금융 자산 '훌쩍'···이승열호 하나銀 위기에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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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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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위기에 강한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포부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깜짝 리딩뱅크로 도약한 하나은행 실적이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 행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끌며 업계 전망을 뒤집었다. 특히 올해 은행들이 너도나도 기업금융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 이 행장은 기업금융 자산을 10조원 넘게 성장시켰다. 기업금융 인재 육성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기업금융 영업을 핵심으로 우량자산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이 어려워지자, 기업금융에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하나은행은 전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위한 기업금융 상품을 내놨다. '수출은 하나론'이란 상품은 수출기업을 신속히 지원하고, 경영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8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정책금융기관과 협업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출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1조원 규모의 추가 금융지원을 통해 하반기 중 2조5000억원의 수출금융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실제 이 행장은 연초 취임한 이후 △고객중심 △현장영업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하나은행 본연의 강점을 줄곧 강조했다. 특히 기업금융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다. 정책적으로 기업금융을 타깃화하고 그동안 3~4위 수준에 머물렀던 가격경쟁력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마진을 낮추고 자산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실무자를 대상으로 기업마케팅 연수, 기술·정책금융 연수와 같이 영업 현장에 적합한 연수를 시행하는 등 기업금융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행장의 이 같은 영업 전략은 고금리 장기화, 어려운 경기 상황 등과 맞물려 곧장 빛을 발했다. 제한적인 가계 부문 대신 기업금융을 크게 확대해 대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고,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이자이익의 감소를 비이자이익으로 채우는 등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3.8% 증가한 1조8419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은행 실적 중 가장 크다.

주목할 점은 기업대출이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44조8284억원에서 상반기 155조5689억원으로 10조7405억원(7.4%) 증가했다. 여타 은행들이 같은 기간 2~3% 성장세를 보인 것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32% 증가했으며, 중소기업 대출도 4.4%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135조원에서 △9월 138조5000억원 △12월 144조8000억원 △2023년 3월 146조7000억원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이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직후인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지내며 은행의 수익 성장과 재무 지표 안정화를 이뤄냈다. 이후 그룹의 재무총괄을 역임하면서는 그룹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한 바 있다. 수익성 관리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이 행장의 지도력이 은행장으로서도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에도 하나은행의 성장 전략은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인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대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리딩뱅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출기업 대상 금융 지원과 함께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우량자산 성장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금융소비자의 이자부담 완화 정책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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