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장첸'으로 각인되는 것에 대한 윤계상의 생각

윤계상은 그룹 god로 데뷔해 어느새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국민가수'로 불리며 사랑 받았던 그는 영화 '발레교습소'(2004)를 시작으로 '6년째 연애중'(2008) '비스티 보이즈'(2008) '집행자'(2009) '극적인 하룻밤'(2014)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2017)는 배우 윤계상의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준 작품. 6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속 '최고의 빌런'을 꼽자면 '장첸'이 언급될 정도다.

그런 윤계상에게 최근 종영한 ENA 수목극 '유괴의 날'은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나설 수 있었던 작품이다. 그는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으로 분한 윤계상은 전작을 지워냈다.

 

배우 윤계상이 ENA 드라마 '유괴의 날'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ENA]

다음은 윤계상과의 일문일답이다

'유괴의 날' 작품을 애정 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 감독님의 절실함이 느껴졌어요. 잘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다.
 

시청률을 볼 때 기분은 어땠나?
- 수치로 나오니까 힘들더라고요. ‘흥행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많이 올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괴의 날' 원작이 소설인데요. 원작도 봤나?
- 원작은 안 봤는데 대본을 받았을 때 사건들이 촘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믹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미스테리한 내용도 있어서 흥미를 상승 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유괴라는 단어가 주는 힘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정면돌파 했던 것 같아요. 유괴라는 단어가 굉장히 비호감이고 ‘원작의 제목을 써야되나’ 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룹 god의 경험이 연기를 하면서 어떤 도움이 됐나?
- 당시에는 5명이 한 팀을 이뤄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지금은 콘텐츠의 형태가 다양해지다 보니까 어떻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범죄의 도시’ 장첸 이미지를 지웠다는 말이 많더라
- 장첸의 역할은 빌런(악당)이었고 캐릭터가 강했기 때문에 이번 캐릭터인 명준과는 다른 것 같다.

'범죄도시1'이 개봉한지 6년이 지났다. 장첸으로 아직도 많이 각인되어 있는데 배우로서 한 역할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부담은 없나?
-저는 너무 영광이에요. 배우가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이 하나라도 있는 건 영광이에요.
 
명준이라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했나?
- 이 역할의 담당은 가족 외에 부성애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명준이라는 캐릭터가 순수하지만 어리버리한 면도 있는 것 같다
-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따라갔고 로이라는 아이가 천재라는 설정이 있어서 재밌게 했다. 천재성이 부각이 되어야 했는데 말투는 아이의 말투이기 때문에 아이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저를 낮췄다. 대본보다는 조금 더 바보 같은 모습을 추가했다.
 
이 캐릭터가 가진 성격을 어떻게 연기했나?
- '장첸'은 가만히 있어도 느낌적으로 무서움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비주얼적으로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명준이는 자고 바로 일어나는 것 같은 털털한 느낌을 설정으로 했어요.

유나(로이 역) 배우와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 그 친구는 배우를 진심으로 하고 싶은 친구예요. 현장의 태도가 다른 배우들과 똑같았어요. 그래서 굉장히 재밌었고 어른스럽더라고요.

로이랑 함께하면서 세대차이를 느낀 부분은 없었나?
- ‘인간이 진화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god'로 활발하게 활동했을 때 태어나지 않았어도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에 놀라웠어요.
 
로이 같은 딸이 있으면 어떨 것 같나?
- 너무 좋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일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아빠를 연습한 느낌 아닌가?
- ‘만약 딸이 있다면’ 이라는 막연하게 생각을 했었는데 로이와 연기를 하면서 간접 경험을 하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재밌었어요(웃음).
 
미래에 아이가 생기면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
- 저희 부모님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저는 혼자 컸다고 생각을 했지만 돌아보면 보살핌을 많이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계상이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유괴의 날’을 보고 god 멤버들 중에 연락을 준 사람이 있나? 
- 쭈니(박준형) 형이 연락했다. 방영이 되자마자 실시간으로 카톡이 왔다.
 
대중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게 지칠 것 같은데 어떻게 이겨내나?
-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보다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롱런'에 대한 답을 찾았나?
-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사랑을 받고 싶은데 어떻게 사람들의 관심 속에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계속 변하지만 어떤 영향을 끼쳐야 되는지는 알 것 같다. 좋은 사람이어야 된다는 건 확고해졌다. 장첸처럼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윤계상만의 방법이 있나?
-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주어진 것들을 절실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타고난 것 중에서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 처음에 영화를 찍었을 때 무채색 같은 얼굴이 배우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적당히 생긴 면 때문에 변신이 쉽지 않았나 싶다.

god 멤버들과 만나면 어떤 얘기들을 주로 하나요?
- god 얘기밖에 안 해요. 연습 얘기하고 다음 콘서트 얘기해야 되고요.
 
20년 전 유행이었던 god의 노래들을 지금 들으면 철학적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 진영이 형이 골수를 다 빼서 만든 게 god 노래가 아닌가 싶었다(웃음).

박준형은 웹예능 '와썹맨'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윤계상 역시 새로운 콘텐츠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제가 잘하는 게 없더라. 다양한 콘텐츠로 만나고는 싶다. 제 MBTI가 ISFJ인데 조심성이 많은 타입이다. 그러다 보니 고민만 하다가 선택을 미루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게 아쉽더라. 새로운 모습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 많이 하겠다.
 
god의 멤버로 전국적으로 팬들을 만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 가면 갈수록 놀랍다.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노래들이 만들어질 수 있던 거다. 완전 브랜드화 됐고 god라는 브랜드의 힘이 있는 것 같다.
 
내년에 25주년인데 준비 중인 노래가 있나?
-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의미를 가지고 보여드리고 싶다.
 
배우로서 윤계상, 가수로서 윤계상, 사람으로서의 윤계상은 어떤 사람인가?
- god의 윤계상은 god를 지키고 싶고요. 배우 윤계상은 혼자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25년 뒤 50주년의 바라는 모습이 있나?
- 그때도 무대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쭈니 형이 90살이 넘어가는 상황이라서 쉽지 않을 것 같다(웃음).

 

윤계상 배우와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