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주경제가 주최한 ‘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에 참석한 주한 러시아연방 대사관의 미람굴 자말리디노바(Miramgul Dzhamalidinova) 3등서기관은 참가 소감을 유창한 한국어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 방문을 특히 기대하고 있다는 자말리디노바 서기관은 “통역 공무를 위해 잠시 청와대를 방문했었는데, 당시는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며 “한국의 궁궐과 청와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궁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청와대 방문 목적이 가장 크다.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업무로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청와대를 방문해 구석구석 천천히 둘러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자말리디노바 서기관은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15년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관련 석사 과정도 한국에서 마쳤다. “처음 한국어를 공부할 당시만 해도 멀리 떨어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잘 몰랐다”는 그는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한국의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서울에서 경복궁을 방문하며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근무 중인 러시아대사관 인근에는 덕수궁이 있다. 근무를 하면서 덕수궁으로 산책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한국의 궁궐은 여러모로 내게 익숙한 장소”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고궁의 특징이 주변 환경을 살린 조화로움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말리디노바 서기관은 “박물관에서 한국의 궁궐에는 ‘자경(自景)’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배웠다”며 한국 전통 고궁과 건축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에 있는 러시아의 궁전은 유럽식 궁전으로 웅장한 인상은 주지만, 한국의 궁궐은 건축물과 자연, 주변 경관의 배치와 위치가 정말 조화롭다. 많은 생각을 거쳐 만든 건물이라는 느낌을 준다”고도 덧붙였다.
자말리디노바 서기관은 마지막으로 “주말에 소중한 시간을 가족, 친구들과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한 점에서 더욱 의미 있고 좋은 아이디어로 구성된 행사”라며 “여느 도시나 나라처럼 한국에서 살다 보면 바쁘게 달려가야만 하는 시간이 많다. 잠시 바쁜 생활로부터 해방돼서 청와대와 한국의 다양한 고궁을 트레킹을 통해 방문할 수 있는 기회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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