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2030] 고금리 속 '허‧하‧호' 인기 시작됐다...'장기 렌트카' 직접 견적내보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한지 기자
입력 2023-11-20 17: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고금리 기조 속 '카푸어' 우려...美 사회적 문제 인식

  • 2030 '렌트족' 꾸준히 상승..."취등록세‧보험료 면제"

  • 원하는 신차 직접 견적내보니...월 예상금액 43만원

기아자동차 모닝 TV광고 사진인터넷 캡처
기아자동차 '모닝' TV광고 [사진=인터넷 캡처]


2004년 기아자동차는 자사의 대표적인 경차 '모닝'을 TV광고하며 "달리는 자유공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자동차는 현대인에게 탈출구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무한히 넓혀 살아갈 수 있게 자유와 성장의 통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유와 성장의 통로를 얻기 위해서는 금전적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목록 2호입니다. 특히 2030세대에게는 1호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만으로 차 한 대를 사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새 차 욕심'에 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대출을 해서라도 차를 소유하는 소비자들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8년 30조4673억원이었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지난해 40조7208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취급 잔액이 1분기에만 약 1조원 늘었습니다.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잔액은 4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다루는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주요 고객층이 20~40대인 만큼 관심 있는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새 차에 대한 욕구가 시들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에도 ‘유행’이 있어섭니다. 캠핑이 유행할 때는 이른바 ‘차박’이 가능한 SUV가, 전기차가 유행일 때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차량 등이 도로 위를 거침없이 달립니다.

업계에서는 신차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이 확대된 점 등을 이유로 자동차금융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 자칫 카푸어로 전락...'벌금수배자' 사례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차 욕심에 무리하게 대출받았다가는 자칫 '카푸어(Car-poor)'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수입으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되는 차량을 덜컥 샀다가 채무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더 나아가선 벌금수배자로까지 전락합니다.

7000만원 대출로 고급 외제차를 산 카푸어는 세 달치 휴대폰 요금을 납부하지 못해 패스트푸드점 와이파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다른 카푸어는 벌금 30만원을 못 내 의정부지검에서 '검거하러 간다'는 문자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차종‧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새 차를 산 뒤 5년 뒷면 가치라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5000만원을 주고 새 차를 샀다면 5년 뒤에는 반값에 팔아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 저신용자 가운데 자동차 대출이 30일 이상 연체된 비중이 9.3%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좋지 않고, 일자리가 감소한다면 연체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금리 시대, 렌트카 선택하는 2030...렌트카 직접 견적내봤다
고금리 시대,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장기 렌트카'를 선택하는 2030이 늘고 있습니다. 한 물건을 오래 사용하기보다 유행에 맞춰 물건 등을 자주 바꾸고 싶은 2030세대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어섭니다. 또 부동산 격변기를 경험해본 2030세대는 부동산 등 다른 소유물에 비해 자동차의 감가삼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렌트카의 대표적인 장점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입니다. 신차를 구매할 경우 취등록세와 각종 세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장기 렌트카는 면제됩니다. 렌트카 업체가 차량을 소유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또 보험비용을 따로 납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차량 유지에 대한 부담도 덜합니다. 일반적으로 차량을 소유하게 되면 정비 및 수리 비용, 연료 비용 등 다양한 유지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장기 렌트카는 이러한 부담을 렌트카 회사가 대신 맡게 됩니다.

자동차를 빌려 사용하다가 소유하고 싶을 때는 '차량 인수'도 가능합니다. 2년 렌트하고 저렴한 가격에 차량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서비스도 속속들이 등장했습니다. 2019년 83만대에 불과했던 렌터카 등록대수는 이듬해 90만대로 소폭 늘더니 지난해에는 105만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자동차는 오래 소유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요즘 많이 있다"라며 "차량을 소유를 하게 되더라도 보험료와 세금 등 월 단위로 돈이 많이 나가는데, 렌트카 같은 경우는 세제 혜택도 있기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 많아지는 추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가 기아의 '스포티지' 프레스티지 2WD를 렌트했을 경우 월 예상금액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견적을 내봤습니다. 먼저 인기 컬러인 '그래비티그레이', 이용기간 '60개월' 등을 선택했습니다. 이어 이용용도와 주행거리 등을 입력했습니다. 최종 월 예상금액은 약 43만원이 떴습니다.
 
현대캐피탈 홈페이지 사진아주경제DB
현대캐피탈 홈페이지 [사진=아주경제DB]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보험 경력이 단절된다는 점입니다. 보험 경력이 높을수록 보험비가 낮아지므로, 보험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에게는 장기 렌트카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허‧호 번호판도 사용해야 합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차량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소유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차량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렌터카 회사의 절차에 따라 반납하게 됩니다. 계약 기간 동안 계약에 명시된 조건과 제한사항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패널티가 주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기 렌터카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계약서를 주의 깊게 읽고, 조건을 잘 이해해 자신에게 적합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