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스포트라이트 지역구] "서울 편입 이야기 한달 됐는데도 집값 그대로"…지역 민심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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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우주성·신진영 기자, 김포=구동현·장선아 수습 기자
입력 2023-1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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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시티 논란에 선 '김포'

  • "서울로 학생들 이탈땐 학업 수준 하락"

  • "교통·쓰레기 매립지 문제부터 풀어야"

  • 野 텃밭…국민의힘으로서는 '필승카드'

  • 수도권 재편 통한 경쟁력 높이기 설득

 
3일 김포시청역 앞 가로수에 걸려 있는 김포-서울 편입 내용이 적힌 현수막 사진구동현 수습기자
3일 김포시청역 앞 가로수에 김포·서울 편입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구동현 수습기자]
 
여야는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기선 잡기에 나섰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당은 선거 승리를 선점하기 위해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각 지역구별 맞춤형 공약 세우기에 돌입했다. 아주경제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주요 쟁점 지역구를 찾아 그 지역 정세와 민심을 파악하고자 한다.
 
"메가시티 서울요? 선거용 아닌가요." 3일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 김포 주요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메가시티에 대한 질문에 열정적으로 답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지역 내 희망과 달리 '메가시티 서울' '김포 서울 편입론' 카드가 정치권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지역 주민들은 서울 편입에 앞서 교통망 확대,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포, 서울 편입 지역 정서와 거리 멀어

이날 오후 기자가 지하철 김포골드라인 장기역 인근에서 만난 70대 A씨는 "서울시로 편입해야 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지하철 5호선이 들어오면 좋겠지만 그건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다. 서울에 오래 살다 온 사람들이나 자녀 교육이 중요한 30·40대는 서울 편입을 원하겠지만 이는 미련한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집값이 오르는 건 잠깐이고 주민세 등 세금 납부로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반응은 여당인 국민의힘 측 의도와는 180도 다르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필승 카드로 '메가시티 서울'을 내세우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포를 기점으로 수도권 전체로 전파해 서울·경기·인천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지 반응은 12월 날씨만큼 차갑게 돌변했다. 기대했던 집값 상승도 '반짝'에 그쳤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자인 60대 B씨는 "서울시 편입 이야기가 나온 지 한 달 됐지만 시세 변화는 전혀 없고 관련 문의도 없다"며 "아직 편입 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주민 중 편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일각에선 김포시와 서울시 간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 협의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50대 C씨는 도시 슬럼화를 우려하며 "김포 지역 수많은 그린벨트 청정 지역이 망가지는 데 이어 쓰레기 매립지까지 들어오면 노·도·강(노원·도봉·강동)보다 더 낙후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Z세대들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사우역 인근 상가에서 만난 고등학생 D군은 학령인구 이전을 우려했다. 그는 "김포는 비평준화 지역인데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서울에 있는 광역 자사고와 특목고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며 "그러나 학업이 과열되면서 서울로 학생들이 쏠려 김포 내 학업 수준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교통문제와 관련해 "김포공항에서 올 때는 거의 (지하철이) 꽉 차서 서너 번 열차를 보내야 탈 수 있다"며 "서울 편입이 확정되면 더 많은 사람이 몰려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김포시 서울 편입 놓고 의견 차

여야는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메가시티 서울'이라는 대형 이슈를 선점한 만큼 야권에 비해 정책 경쟁에서 앞섰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메가시티 서울 카드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여권에서는 수도권 재편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28일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세미나에서 "수도권 확대 문제도 아니고, 비수도권 차별 문제도 아니고, 수도권 재편을 통해 수도권 효율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 '선거용 포퓰리즘'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탄핵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람들이야말로 선거용 전략으로 탄핵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 특위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과 저출산에 대한 가장 큰 특효약, 해법은 메가시티에 있다"며 "메가시티에 반대하는 세력은 매국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야당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정작 김포시에 지역구를 둔 야당 의원들 견해는 달랐다. 김포갑 지역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여당 측 주장에 대해 '신중론'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김포시에 산적한 문제 중 가장 큰 것은 '교통'"이라며 "과밀 학급 문제, 농어촌특별전형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데 서울 편입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이런 것들로 공방을 벌일 게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와 연구를 해서 주민들에게 김포시 서울 편입으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포만의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며 "김포는 세금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지역 주민들 간 갈등을 유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내년 총선 김포 지역구 후보자, 메가시티 당락 가를 듯
현재 김포는 갑·을 2개 지역구 모두 민주당 텃밭이다. 갑은 김주영 의원이, 을은 박상혁 의원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 이들 현역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여권 일방적인 서울 편입과 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복안이다. 

이들 의원은 지난달 5일 '메가시티 서울'에 강하게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 의원은 메가시티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조경태 특위위원장에 대해 김포 출마를 요구했다. 정치적인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부속실에 근무하던 김보현 행정관이 김포갑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 방침대로 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울지 주목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서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서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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