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원년인 올해 마트와 슈퍼의 상품 조직을 통합하는데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진정한 일원화를 위한 행보에 나선다. 강 대표는 7개에 이르는 슈퍼 브랜드를 통합하고 고객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구상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롯데슈퍼는 이달 말부터 ‘롯데프레시’, ‘롯데프레시앤델리’ 등 7개 브랜드를 ‘LOTTE SUPER(롯데슈퍼)’로 통합하는 간판 교체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강 대표는 그동안 공식·비공식 행사에서 그로서리 중심 특화 매장을 신설해 ‘그로서리 NO.1 마켓’으로 성장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브랜드 통합이 강 대표의 구상을 현실화하는 행보로 해석되는 이유다.
롯데슈퍼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해 '프레시'라는 단어를 활용해 간판 변경 작업을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간판 교체 후 긍정적인 반응보다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슈퍼를 방문하는 고객들 역시 ‘프레시’ 대신 ‘슈퍼’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면서 간판 교체의 의미마저 퇴색했다.
강 대표의 브랜드 통합 결단 역시 고객들에게 친숙한 ‘슈퍼’를 통해 고객들의 혼선을 줄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롯데슈퍼는 이번 간판 교체를 통해 마트와의 통합 의미도 강화한다. 이번에 교체되는 간판은 마트 간판과 동일한 브랜드이미지(BI)와 글씨체를 적용키로 했다.
기존 간판인 롯데프레시와 롯데프레시앤델리는 회색과 흰색을 사용했다면 변경되는 간판에는 롯데의 시그니처 컬러인 빨간색을 입혔다. 더불어 글씨체의 경우 ‘SUPER’에 롯데마트 자체 개발 서체인 '더잠실체'를 사용해, 동일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8일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2024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도 “지난 1년 동안 마트·슈퍼 상품 조직을 통합해 양사의 우수한 파트너들을 추리는 동시에 업무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며 “그 결과 전체 매출이 15%가량 성장했고 100여개 상품의 판매량만 200만개, 매출액도 120억원 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강 대표의 브랜드 통합 작업은 그룹 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마트·슈퍼는 백화점의 부진 속에 롯데쇼핑 전체 그룹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9년 만에 분기 최대 기록을 썼다.
마트는 3분기 매출 1조5170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3% 증가했다. 슈퍼는 매출 3470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으로 매출은 1.3% 줄고 영업이익은 146.6% 늘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며 신선식품 및 주류를 중심으로 양사 모두 기존점 매출은 신장했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통합소싱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낮춰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 마트·슈퍼는 통합소싱의 확대와 그로서리 상품 혁신, 통합 시스템 구축, 점포 유형 재정립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사업부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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