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음에도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나란히 출석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12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은 재판부 변경 이후 처음 열리는 기일인 만큼 재판 갱신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두 사람이 대면한 건 2018년 1월 16일 열린 1심 조정기일 이후 약 6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비공개로 진행된 첫 변론준비기일에는 노 관장이 홀로 출석했다. 그는 법정을 나오면서 취재진에 "(이날 법정에서) 오랜 30여 년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1심은 지난해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의 이혼 청구는 기각했다. 다만 노 관장이 요구한 SK 주식 50%의 재산 분할 대신 최 회장이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과 최 회장 모두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준비 과정에서 노 관장은 재산 분할 액수를 2배 가까이 높인 현금 2조30억원으로 바꾸기도 했다. 분할 요구 재산 형태도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꾸고, 위자료 요구액도 증액한 조치다.
항소심 첫 변론기일은 지난 1월 1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회장의 변호인 선임 문제와 재판부 변동 등의 사정으로 연기했다.
최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 소속 판사의 조카가 다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2명을 자신의 대리인단에 포함했다. 김앤장에는 담당 재판부와 인척 관계가 있는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법원은 최종적으로 사건을 재배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재판이 재개되는 듯 했지만, 재판부 중 한명이던 강상욱 서울고법 판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기일은 또다시 연기돼 이날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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