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콘퍼런스] 성능 30배 높인 차세대 칩 공개…"AI의 TSMC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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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4-03-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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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웰 GPU 및 GB200으로 '초격차'

  • 소프트웨어까지 장악 포부…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도 참전

젠슨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 연합뉴스
젠슨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시리즈를 공개했다. 전력 소비는 확 줄이고 AI 훈련 속도는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생태계의 주축인 TSMC처럼 AI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AI 파운드리’가 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블랙웰칩 및 GB200으로 시장 장악력 더 키운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블랙웰 GPU를 선보였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호퍼는 환상적이지만 우리는 더 큰 GPU가 필요하다. 여러분 아주 큰 GPU를 소개한다"며 "블랙웰 GPU는 이전 제품들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크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2년 전 발표된 엔비디아 호퍼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방식)의 후속 기술이다. 블랙웰 칩은 현존하는 칩 중 최고 성능으로 꼽히는 엔비디아 H100의 성능을 초월했다. ​​H100보다 훈련 성능이 4배, 추론 성능은 최대 30배, 에너지 효율성은 최대 25배 향상됐다.
 
챗GPT의 기반인 GPT를 훈련할 경우 호퍼는 GPU가 8000개나 필요하다. 전력도 15메가와트나 쓴다. 그러나 블랙웰 칩의 경우 같은 시간 동안 동일한 훈련을 수행하는 데 GPU 2000개만 사용하면 된다. 사용 전력도 4메가와트뿐이다. 
 
특히 연산 처리 속도는 2.5배나 빨라졌다. 챗GPT와 같은 AI 모델의 응답 속도를 일컫는 ‘추론’의 경우 성능이 5배나 강해졌다. H100의 트랜지스터는 800억개 수준이나, 블랙웰은 208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다. 황 CEO는 "블랙웰의 추론 능력은 차트를 벗어난 수준(매우 뛰어나다)"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GB200도 공개했다. GB200은 B200 2개와 엔비디아의 기존 CPU인 그레이스를 결합한 것으로, GB200을 사용하면 LLM의 추론 성능은 H100보다 30배나 높아졌다. GB200은 생성형 AI의 데이터를 주로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된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인 블랙웰 칩 가격이 개당 5만 달러(약 67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GPU 72개와 그레이스를 36개 결합한 'GB200 NVL72'라는 컴퓨팅 유닛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서로 다른 AI 모델을 연결하고 다양한 AI 모델을 쉽게 배포할 수 있는 '엔비디아 인퍼런스 마이크로서비스'(NIM)라는 소프트웨어도 출시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까지 장악하나…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도 참전
AI 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AI 업계의 TSMC'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구축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자체 AI 제품을 맞춤 제작 및 배포할 수 있는 일련의 플랫폼과 도구를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사실상 AI 파운드리"라며 "TSMC가 칩을 제조할 때 우리를 위해 일하듯, 우리는 AI 업계를 위해 (TSMC처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아이디어를 들고 TSMC에 가면, 그들은 제조하고 우리는 이를 취한다"며 "우리 역시 똑같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블랙웰은 칩이 아니라 플랫폼”이라며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처럼 다른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그는 신약 개발, 유전학, 휴머노이드 로봇 등과 관련한 비전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연설 말미에 “미래에 움직이는 모든 것은 로봇이 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이미지와 엔비디아가 자체 훈련한 로봇인 오렌지와 그레이를 선보였다.
 
엔비디아는 로봇 훈련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그루트'(GR00T)를 공개했다. 단순 AI 칩 개발사에 머물지 않고, 엔비디아가 갖춘 반도체 및 플랫폼 역량을 총집합해 AI의 미래 종점인 로봇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블랙웰이 탑재된 로봇용 시스템온칩 ‘토르’도 공개했다.
 
황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기초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오늘날 AI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흥미로운 문제 중 하나”라며 "GR00T로 구동되는 로봇은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움직임을 모방하도록 설계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재주 등을 빠르게 학습해 실제 세계를 탐색하고 적응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및 시뮬레이션 기술 담당 부사장인 레브 레바레디안은 “더 똑똑하고 빠르며 더 나은 로봇은 세계 중공업 분야에 배치될 것"이라며 "우리는 개발과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 세계 로봇 및 시뮬레이션 생태계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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