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산도와 버블의 샴페인에 부드러운 부라타 치즈를 곁들여 보세요. 음식의 풍미를 북돋아 주며 멋지게 페어링 될 거에요."
18일 오후 롯데호텔 서울 라심(La Cime)에서 열린 '나만의 와인찾기 원데이 클래스' 강연자로 나선 김권 소믈리에의 설명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해 10월 이그제큐티브 타워 34층에 럭셔리 라운지 '라심'을 개관하고,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오후 김권 소믈리에의 와인 원데이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클래스를 진행하는 김권 소믈리에는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 와인을 책임지고 있다.
이날 김 소믈리에는 프랑스 와인(샴페인·화이트·레드)들을 준비했다. 식전주인 '샴페인'부터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디저트와인까지 말 그대로 와인을 '풀코스'로 맛볼 수 있었다.
생산지와 품종, 와이너리는 물론 소믈리에가 설명해 주는 테이스팅 노트에 대해 들으며 와인을 천천히 음미한다. 본격적으로 와인의 세계에 빠져드는 순간이다.
프랑스 와인에 대한 소개를 들으며 가장 먼저 '뵈브 클리코 옐로우 레이블'을 마신다. 뵈브 클리코는 은은한 황금빛이 도는 샴페인이다.
김권 소믈리에는 "눈으로 한번, 향으로 한번 먼저 맛본 후 천천히 마시며 그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며 "부드러운 탄산과 향긋한 샴페인이 조화롭고, 마시면 토스티한 구운빵과 은은한 복숭아 맛이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짜다. 소믈리에의 설명에 따라 샴페인을 다시 마셔보니 와인의 풍미가 더 깊어지는 느낌이다.
다음 맛본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루시앙 크로쉐 상세르 블랑. 소비뇽 블랑 품종의 이 와인은 루아르 밸리의 상세르에서 생산됐다고 한다. 샴페인만큼 밝은 노란빛을 띠는 이 와인은 산도가 높아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강했다.
"야채의 신선함과 은은한 절제된 향이 특징"이라는 김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며 마셔본 상세르 블랑. 한 모금 입에 머금는 순간 가벼운 샐러드와 해산물 요리가 떠올랐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 강한 향을 품고 있다면, 프랑스 상세르 블랑은 청량한 미네랄과 은은한 꽃향기를 머금은 듯했다.
이어 '쟝테 팡시오 오트 코트 드 뉘 루즈'를 한 모금 맛봤다. 피노 누아의 부드러움에 단단한 타닌감, 살포시 감도는 오크 향······. 분명 대조적인 향인데 분위기는 퍽 조화로웠다. 이날 맛본 와인들 모두 훌륭했지만 가장 마음에 든 와인으로 손꼽을 만큼.
메클로 품종의 '샤또 프랑 라로즈 생테밀리옹 그랑 크뤼' 와인은 부드럽고 우아한 맛이 났다. 롯데호텔이 와이너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수입하는 이 와인은 롯데호텔 연회장에서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짭쪼름한 복합미와 서양 배의 괴실향이 나는 '끌로 드 로라 뚜아르 블랑', 디저트 와인 '샤또 쿠테'까지 모든 와인을 맛봤다.
김 소믈리에는 "어떤 사람은 은은한 향이 나는 와인을, 어떤 사람은 향이 강한 와인을 가장 맛있는 와인으로 꼽는다"며 "와인 취향도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가장 맛있는 와인'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그저 취향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니, 어설프게나마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한편 라심은 롯데호텔 서울의 이그제큐티브 타워 프리미어 객실 이상 투숙객을 위한 최고급 라운지로, 이곳에서는 와인 클래스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조식 뷔페와 애프터눈 티, 해피아워까지 만끽할 수 있다. 화려한 서울 풍경은 덤이다.
롯데호텔 서울 관계자는 "라심은 고객들을 위한 럭셔리 라운지로 고객들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와인 클래스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라운지의 역할을 넘어 문화와 예술을 나눌 수 있는 '문화살롱' 공간으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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