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중소기업들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총 42조원의 자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그림자 세금'으로 불리는 각종 부담금을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263건의 규제도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예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경기 회복세가 민생 경기 전반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국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윤 대통령은 "고물가와 고금리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게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경영 어려움 해소를 위한 총 42조원 자금 공급을 이야기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현행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더 확대한다. 여기에 PF 정상화 펀드 지원 대상은 현재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시적인 자금 애로가 있는 정상 사업장까지 확대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행도 4월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9조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담 주는 부담금을 정비할 것"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부담금을 11개 줄이는 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18개의 부담금을 폐지하겠다"면서 학교 용지 부담금,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폐지를 선언했다.
이어 "당장 폐기하기 어려운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해 국민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드리겠다"면서 △전기요금의 3.7%가 부과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1%포인트 인하 △출국 납부금 1만1000원에서 7000원 인하 및 면제 대상 현재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 확대 등을 언급했다.
다만 준조세인 부담금 폐지로 일각에선 국민 세금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으로 추진한 사업들의 지출 구조를 효율화하고 영화 산업, 청년 농업인 육성과 같이 꼭 필요한 사업들은 일반 회계를 활용해서라도 차질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총 263건에 달하는 규제들에 대한 '한시적 적용유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시적 적용유예'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것으로, 8년 만에 재도입됐다.
윤 대통령은 "정책 목적이 있어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단지 고도 제한 완화 △외국인 고용 규제 개선 △승용차 신차 검사 주기 개선 △청년 및 신혼부부 행복주택 거주기간 6년->10년 연장 등을 거론했다.
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 상황 점검과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민생 활력 제고를 위한 취약부문 금융지원 방안을 각각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담금 폐지·감면, 규제 완화는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특히 부담금 폐지는 수십 년 동안 정부가 거쳐오면서 너무 무책임하게 좀 방치되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유주의 시장 시스템을 중시하고 그것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정부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좀 국민들께 알려야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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