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전국 지자체에서 벚꽃 축제를 개막했지만, 개화 시기가 늦어지며 축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축제 기간을 미루고, 시민들은 만개 날짜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봄은 이미 와서 노란색 개나리는 다 피었지만, 연분홍 벚꽃은 아직 그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파구의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개화 전에 축제가 끝나버렸다.
여의도봄꽃축제를 관할하는 영등포구 관계자는 "공식 축제 기간은 2일에 끝나지만, 뒤늦게 필 벚꽃에 인파가 몰릴 수 있어 윤중로 교통 통제 기간 연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벚나무 관측이 이뤄지는 20개 지점에서 모두 벚나무 발아는 이뤄졌다.
발아는 '식물의 눈을 보호하는 인피(줄기 바깥쪽 조직)가 터져 잎이나 꽃잎이 보이는 상태'로, 기상청은 지정된 관측목의 눈 20% 정도가 발아하면 그날을 발아일로 본다.
광주·창원·부산·여수·서귀포·제주는 예년보다 벚나무 발아가 늦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이르게 발아가 이뤄졌다. 특히 북강릉과 대전은 각각 평년보다 16일과 10일 이르게 발아했다.
지난달 29일까지 벚나무가 개화했다고 기록된 곳은 제주·창원·부산·전주·여수·대구·광주·울산 등이다. 개화일은 모두 평년보다 빨랐다.
기상청은 관측목 한 가지에서 3송이 이상 꽃이 피면 개화로 판단한다. 식물은 기온과 광주기(낮의 길이)로 계절의 변화를 인지한 뒤 최적일 때 꽃을 피운다.
특히 꽃이 피기 직전 날씨가 개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엔 기온이 낮지는 않았지만, 비가 자주 오면서 일조량이 적었던 점이 벚꽃이 일찍 개화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올해 벚꽃은 '적산온도'를 활용하면 언제쯤 필지 예측해 볼 수 있다.
적산온도는 기온에서 식물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최소 온도를 뺀 값을 합한 것이다. 식물마다 적산온도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꽃이 피는지 알려져 있기에 이를 토대로 개화 시점을 예측 가능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라 기준기온을 0.74도로 설정했을 때,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서울 적산온도는 172.27도이다. 왕벚나무가 꽃 피울 때까지 51도 정도가 더 축적돼야 하는 것이다.
서울 일평균 기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치면 오는 3일 왕벚나무 개화에 필요한 남은 적산온도가 채워지게 된다. 앞서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서울 벚꽃 개화일을 4월 2일로 예상했다.
기준기온과 벚나무 개화에 필요한 적산온도를 5.5도와 106도로 보기도 한다.
기준기온을 5.5로 했을 때 현재 서울 적산온도는 40.1로, 앞으로 서울 일평균기온이 평년기온과 비슷하다면 벚꽃이 피기까지 필요한 남은 적산온도가 채워지는 날은 오는 11일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이 벚꽃 최대 개화일이며, 다음 주 주말까지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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