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총선 끝나자 또 '4월 위기설'… 증권사 부실 흡수 능력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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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4-04-1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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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말 부동산PF 잔액 135.6조

  • 연체율은 전년보다 두배 더 올라

  • 증권사, 충당금 적립 확대 부담에

  • 손실흡수능력 일년새 81%→62%

  • 시나리오별 최대 1.9조 손실 전망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마무리되자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투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관리 방안에 집중해 왔지만 지속된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해결이 지지부진한 부동산 PF 부실 문제에 업계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대외적으로 건설·부동산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특정 시점 이후 연쇄 부도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은 과장된 위기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 PF 사업장별 사업성을 기준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고 정리 또는 개선 지원 방안을 마련해 집행할 계획이다.

작년 말 전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3000억원 늘었고 PF 대출 연체율은 1.19%에서 2.7%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은 작년 말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절차를 개시했다. 올 1분기 폐업·부도를 신청한 건설업체(종합공사업·전문공사업 등) 수가 전년 대비 급증했고 신용평가사가 일부 중대형 건설사에 대해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4월 위기설은 태영건설처럼 부동산 PF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는 건설사들이 4월 총선 이후 연쇄 부도를 일으키고, 이와 맞물려 부동산 PF 대출을 실행한 금융권 가운데 손실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제2금융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돼 금융위기가 함께 초래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특히 증권사들의 손실 흡수 능력이 나빠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총선 직전인 지난 9일 대형 증권사 주요 임원을 소집해 부동산 PF 리스크를 점검하는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부동산 PF와 관련한 부실 사업장 선별, 금융투자업계 추가 손실 방지 방안, 사업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방편 등을 논의했다. 이어 11일부터 시중은행, 보험업권, 상호금융기관,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을 대상으로 PF 사업장 관련 의견을 듣는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PF 정상화 관련 사업성 평가 기준과 대주단 협약 개정안을 마련해 3분기부터 실행한다. 이르면 이달 안에 PF 사업장 부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안을 마련한다. 3000여 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 사업성을 재평가하고 하반기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정리하거나 사업을 재구조화하는 계획을 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도 "PF발 불안요인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 부실 사업장 정리와 재구조화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며 "금융사가 시장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전성 상황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필요시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사전 대응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 특히 캐피털사·저축은행보다 증권사의 부실 완충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분석 대상인 국내 증권사 23개의 부동산 PF 위험 노출액은 23조2000억원이다. 브리지론 규모는 2023년 3월 말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한 6조9000억원, 기업여신과 우발채무를 합한 본 PF 신용공여 규모는 2023년 3월 말과 유사한 16조원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2023년 4분기 위험 노출액에 대한 건전성 분류와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면서 대규모 대손비용을 부담했지만 오히려 충당금 커버리지(손실 흡수 능력)가 2022년 말 81.2%에서 2023년 말 62.4%로 떨어졌다. 충당금 적립 규모는 2022년 말 대비 1조3000억원 늘었지만 '요주의'와 '고정 이하' 신용공여 규모도 4조9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각각 3조1000억원, 2조6000억원 증가한 결과다. 특히 대형사보다 일반 증권사 PF 위험 노출액이 컸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전성 하락 속도도 더 빨랐다.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PF 손실 인식 현황과 추가 손실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말 증권업 국내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의 중후순위 비중은 42%로 캐피털·저축은행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3년 말 증권업의 위험노출액에 대한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2조원, 적립률은 약 8%로 추정된다"며 "테스트 결과 시나리오별로 분석 대상 25개 증권사에 향후 약 1조1000억~1조9000억원의 추가 손실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브리지론은 전체 브리지론 사업장에서 약 38~46%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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