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1분기 1조3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그룹을 다시 앞서게 됐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6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3215억원이었다고 밝혔다. 홍콩 ELS와 관련해 충당금 2740억원을 적립했으나 견조한 영업이익은 유지했다는 평가다.
전날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했다. ELS 관련 고객 배상 비용 8620억원을 반영하면서 영업외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기초체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은행의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자산 성장 및 마진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의 증가와 함께 카드, 증권, 라이프를 비롯한 주요 그룹사의 신용카드 수수료, 증권수탁 수수료, 보험 손익 등 수수료이익 증가에 기반한 비이자이익 증가로 인해 그룹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그룹 분기 순이자마진(NIM)이 6bp 상승하고, 금리부자산이 3.6% 증가한 영향이다.
비이자이익도 1조2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신용카드, 증권거래, IB 등 수수료이익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단기납 종신보험 등 영업활성화로 보험이익이 증가했다.
그룹 글로벌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한 2150억원을 시현했다. 진출 국가별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고른 성장을 통해 이익 기반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그룹 손익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11.4%) 대비 4.9%포인트 개선된 16.3%를 기록했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9286억원을 기록했다.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에 따른 영업외비용이 인식되긴 했지만 NIM 개선 영향으로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전년 동기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했다.
신한카드는 신용판매, 할부, 오토리스 등 취급액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1851억원을 시현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는 각각 757억원, 15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 신한캐피탈은 64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회사 이사회는 이날 1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함께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이번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은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며, 취득이 완료된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지분 보유를 통해 경영에 참여해 왔던 BNP파리바와 사모펀드의 지분 매각은 1분기중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려됐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따른 수급 불안 요소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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