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야간관광의 밝은 면만 쫓다가 자칫 지자체간 제살깎기 경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빛 공해 및 에너지 낭비의 문제, 치안대책 등은 추진 전에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전북 시·군에 따르면 관광 트랜드 변화로 야간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시·군마나 앞다퉈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는 그만큼 야간관광의 성장잠재력이 크고, 특성상 관광객을 체류형으로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군에서는 매력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밤이 더 아름다운 야간관광 명소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을 선정·발표하면서, 야간경관조명은 새로운 관광객 유치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북 시·군 중 야간관광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익산시의 경우 그간 3번의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페스타’, ‘익산문화재야행-왕궁리유적’ 등을 통해 매년 15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전주시도 동부권 관광 활성화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아중호수 관광명소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야간경관 확충을 통해 야간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로, 시는 아중호수 야간 경관과 컨텐츠 부분을 발굴하는 용역을 수행할 업체 선정을 마쳤다.
임실군은 최근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해 치즈테마파크 내 치즈캐슬 부근 약 2500㎡면적에 야간경관 정원 조성을 완료했다.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운영되는 야간조명을 통해 군은 임실치즈테마파크가 새로운 야간 힐링장소이자, 아쿠아페스티벌 및 임실N치즈축제 개최장소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안군도 운일암반일암 관광지 내 노적교-무지개다리 데크탐방로 1.8㎞에 대해 도비 2억2200만원 등을 투입해 야간경관을 위한 조명 설치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전북특별자치도도 지난해 제정을 거쳐 올해 1월 18일부터 ‘야간관광 진흥조례’를 시행하는 등 시·군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전북 시·군이 너도나도 야간경관조명 설치에 뛰어들면서 차별화보다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야간관광 컨셉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야간경관조명 설치를 위해 수 천만원, 수 억원을 쏟아부었음에도 조명설치, 미디어파사드, 조형물 설치, 버스킹, 체험부스 운영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또한 인공조명 설치에 따른 동·식물의 생육이나 활동 방해,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서의 적은 관광객을 고려치 않은 야간조명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 빛 공해 등도 문제점을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야간관광 활성화 못지 않게 우려되는 강력범죄를 막기 위한 치안대책도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나라살림연구소는 “관광객의 체류시간 확대를 위해 자치단체들은 야간에 볼거리, 체험거리,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막연한 기대 혹은 유행만을 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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