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자산관리' 명가 신영증권…"초부유층도 ETFㆍ공모주 관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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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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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등 악재 피해 장기ㆍ분산 투자

  •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부의 보전'

  • 청담APEX 프라이빗클럽 오픈도

임동욱 신영증권 WM사업본부 상무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임동욱 신영증권 WM사업본부 상무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은행(IB) 등 증권가 악재들을 비켜간 곳이 있다. ‘자산관리(WM)’ 명가로 알려진 신영증권이다. 경쟁사들이 사업 다각화로 외형확장에 집중하는 대신 신영증권은 ‘중위험 중수익’ 부의 보전과 이전을 중시하며 ‘헤리티지 서비스’ 산업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신영증권이 관리하고 있는 각 개인의 자산은 기본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자산 규모가 크다고 WM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신영증권의 전체 WM 점포는 9곳이며 이 중 프라이빗클럽은 전국에 3곳뿐이다.
 
신영증권의 WM은 총 2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나는 ‘프라이빗클럽’으로 수익률 상승, 절세 전략 등 자산 증식과 부의 축적 등에 집중한다.

또 하나는 ‘패밀리오피스’다. 즉 개인의 자산이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중위험 중수익 방식을 추구한다. 특정한 자산 규모 기준도 없다. 운용 목적이 부의 보전과 이전에 있으면 신영증권은 패밀리오피스로 투자자를 안내한다.
 
임동욱 신영증권 WM사업본부 상무는 대치지점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시작, 2018년부터 APEX패밀리오피스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초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1호 프라이빗클럽인 청담 APEX 프라이빗클럽을 기획, 오픈했다. 패밀리오피스와 프라이빗 클럽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임 상무는 “한 가문의 자산이 후대에 갈수록 변질되지 않고 100년, 1000년 이어질 수 있도록 유럽식 개념을 패밀리오피스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며 “자산 승계 과정에서 가족 내 분쟁을 줄이고, 이들만의 원칙과 철학이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의 이전이 쉽지 않은 주요 이유는 가족 내 소통 때문이다. 임 상무는 “세대를 넘어가면 사실 형제 간에 싸워서 안 보는 경우도 많고 이제 그런 게 비일비재하다”면서 “그래서 1세대에서 뭔가 가족 간에 규칙이나 약속 같은 걸 정한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는 특정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내 부를 받을 수 없다는 규칙이 있는 집안도 있다. 원칙과 철학 같은 걸 정해서 그런 게 계속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게 패밀리오피스의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패밀리오피스를 찾은 투자자에게 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물어본다. 대대로 이어져야 하는 부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임 상무는 “우리나라 1세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라며 “대부분은 자신을 위해 뭔가 투자하거나 누리는 대신 자식을 위해 살고 있다. 고객들한테 제일 많이 하는 얘기는 잠깐 멈춰서 뒤를 한번 돌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승계, 세계일주 등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며 “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가 어떤 투자를 했는지 자녀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투자를 할 때 자녀에게 왜 이 투자를 하게 됐는지, 어떤 투자인지를 설명하고 가족 헌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동욱 신영증권 WM사업본부 상무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임동욱 신영증권 WM사업본부 상무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영증권의 패밀리오피스는 장기·분산 투자를 추구한다. 어떤 경우에도 고수익 보장은 없는 것이 신영증권만의 철칙이며, 안정형을 추구하는 고액 자산가들과 결이 맞닿아 있다.
 
그는 “부자들은 철저하게 포트폴리오가 나눠져 있다”면서 “한국, 해외 등 분야별로 투자가 분산돼 있다”고 말했다.
 
계속된 금리 상승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은 국채를 많이 담았다고 한다. 10~20년 만기가 남은 채권이라도 확정금리로 변동성이 없고, 금리가 빠지면 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핵심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얼마인지가 관건이라고 임 상무는 설명했다. 그는 “일반 투자자들이 자산 증식에 실패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몰빵이다"라며 “부자들은 시장이 반토막 나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그만큼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있고, 한 곳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고액 자산가들 역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미국채, 달러, 엔화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해외 투자를 할 때 ETF를 통해 멀티 전략을 세우며 활용한다“면서 "그 밖에도 금, 국채, 리츠 등을 ETF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정 기업만 사지 않는 것이 분산 투자의 관건이다”라면서 “이차전지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한 종목이 아닌 여러 종목이 담긴 이차전지 ETF를 산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수백억원에서 수조원대의 자산이 운용되는 만큼 투자 상품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세밀하게 따진다. 그는 “부자들은 똑같은 이차전지랑 바이오를 사더라도 이게 적정 밸류냐 아니냐 그리고 이게 굉장히 장기 성장 가능한 것인지를 세밀히 따져본 뒤 투자한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도 부유층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상무는 “공모주는 고수익이 나는 투자는 아니지만 시장 변동성이 워낙 커 최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패밀리오피스와 같은 WM 사업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임 상무는 전망하고 있다.
 
그는 “부의 집중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증권사들이 패밀리오피스를 표방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만큼 인풋 대비 아웃풋을 내기에는 쉽지 않은 사업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의 이전, 승계로 이 철학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증권사는 신영증권 외에는 없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WM 사업은 법인영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 상무는 “‘다함께 성장 비즈니스’라는 장기 프로젝트로 한 고객이 소유한 법인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업공개(IPO), IB, 연금 컨설팅, 인수합병(M&A) 등 개인에서 법인, 혹은 그 반대 등 여러 부서가 함께 시너지 효과가 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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