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외교부와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한 '한·일 신협력비전포럼' 개회사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전했다.
조 장관은 "국제사회는 탈냉전 시대를 지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지배하는 혼돈의 포스트 탈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핵, 미사일 능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적대적인 남북관계를 추구하고 있는 북한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 갈수록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무력 충돌 사태는 규범 기관 국제질서를 뿌리째 흔들면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동아시아는 지정학적 지각 변동을 겪고 있고,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으로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제는 좀 더 먼 시각과 긴 호흡으로 한·일 관계의 미래를 내다보고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60주년은 양국 관계의 새 출발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우리는 다시금 양국이 젊은 세대들에게 선사할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1998년과 2025년의 국내외적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세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과 폴란드가 이룩한 화해를 우리는 왜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한·일 양국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한·일 양국에게는 이미 1998년 '김대중 오부치 선언'과 같은 역사적 이정표가 있다. 그 선언 이후 수백만 명의 한·일 청년들이 상호 방문을 통해 우의를 증진시킬 수 있었고, 이는 오늘날 일본 내 제3의 한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한·일 양국은 아시아에 둘밖에 없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자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 국가로서 인·태(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함은 물론 다양한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책무가 있다"며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에서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할 핵심 파트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과거사에서 비롯된 다양한 민감 현안은 물론 경제·안보 시대에 새로이 부상하는 도전적 과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면서 국민들이 한·일 관계 개선의 실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인과 언론인, 기업인들 모두가 한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며 "한·일 관계의 장전을 책임질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해 한·일 관계의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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