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가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꺼내든 수장 교체 카드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홈쇼핑업계의 총체적인 부진 속에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올해 1분기 GS샵·현대홈쇼핑·SK스토아·KT알파 등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모두 지난해 대표가 바뀌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GS샵은 1분기 영업이익 3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2763억원으로 4.8% 감소했다. GS샵은 영업이익 개선 배경으로 ‘모바일 경쟁력’을 꼽았다. GS리테일 지난해 11월 김호성 전 대표의 정년 퇴임으로 홈쇼핑 BU장에 박솔잎 전무를 선임했다.
GS샵은 박 전무 체제 아래 ‘모바일 시프트 2.0’ 전략을 내세웠다. ‘탈TV’가 아닌 TV와 모바일 시너지를 통해 양 채널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숏픽’이라는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론칭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마케팅 비용은 줄이고 모바일 고객 유입을 최대 60% 이상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1분기 전체 취급액 중 온라인 취급액 비중이 64%를 넘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말 현대홈쇼핑 수장에 오른 한광영 대표도 1분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2955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1.1%, 14.9% 증가했다. 회사 측은 TV에 치중됐던 사업 구조를 멀티 채널로 변화시킨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 한 대표는 취임 이후 TV홈쇼핑 의존도를 줄이는 ‘탈TV 전략’에 사활을 걸었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쇼라’를 통해 명품과 유아동용품, 식품 등 카테고리별 다양한 고정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 ‘훅티비’와 온라인몰 ‘현대H몰’을 연동한 유튜브 쇼핑 기능도 도입했다.
박정민 SK스토아 대표도 부임 첫 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SK스토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70% 성장한 13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 기반 경쟁력을 강화해 방송 편성 최적화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1월 KT알파 수장에 오른 박승표 대표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KT알파 1분기 매출은 1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25.5% 증가한 87억원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만 가지고 홈쇼핑업계 업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모두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 대부분이 불안정한 업황으로 인해 외형 확장보다는 이익을 방어하는 방향성으로 가다 보니,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도 “앞으로는 수익성 개선과 함께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매출 향상'까지 이끄는 것이 업계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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