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의 도핑테스트] '문어발' 오명 카카오, 헬스케어로 부흥기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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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입력 2024-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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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화 속도 1위…국내 헬스케어 관심사

  • 만병 근원인 당뇨병 겨냥…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 출시

  • CGM 판매 수익 분배…해외 진출시 '구독모델' 도입할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자 주] 인터넷상에서 종종 소위 '약 빨았다'는 표현이 쓰이곤 합니다. 기발하거나 능력이 뛰어난 인물·대상 등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박상현의 도핑테스트'에선 혁신적 행보로 관심을 모으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소개합니다.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경우인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 불과 8년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50년 한국은 인구의 40%가 고령자인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산업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개인이 소유한 휴대형·착용형 기기 등을 통해 확보한 생활습관·신체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통해 분석한 뒤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중 카카오헬스케어를 주목해 볼 만하다. 지난 2021년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로 시작한 카카오헬스케어는 2022년 7월 스마트헬스케어 기업 '네오젠소프트'와 2023년 1월 의료정보시스템 기업 '라인웍스'를 인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8월엔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업무협약(MOU)을 맺음으로써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올해 2월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출격 신호를 알렸다.

카카오가 헬스케어를 통해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이할지도 기대된다. '문어발식 확장'이란 오명을 쓴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거듭했다. 2021년 17만3000원에 달하던 주가는 현재 4만4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카카오는 지난달 비핵심 계열사는 정리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늘리겠다고 밝혔다. 파스타가 제2의 '카카오톡'이 될 수 있을까.
 
만병의 근원 당뇨병을 노린다…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 출시
혈당관리서비스 파스타 세부 기능
AI 혈당관리서비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와의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혈당 수준을 전달한다.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 2월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출시하면서 당뇨병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헬스케어 측은 지난해 11월엔 혈당 관리 서비스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인증을 받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파스타는 개인화된(Personalized), 다가가기 쉬운(Accessible), 도움을 주는(Supportive), 기술을 활용한(Tech-enabled), 합리적인(Affordable) 등의 뜻을 담고 있다. 각 단어의 첫 알파벳을 조합해 만들었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의 연동을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 수준을 알려준다. 몸에 부착하는 CGM이 5분마다 혈당정보를 측정하면 파스타가 그 정보를 받아 혈당 반응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준다. 혈당변화에 따른 생활지침도 제시해 이용자 스스로 혈당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비전 AI기능을 활용하면 생활 습관을 더욱 간편하게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섭취 후엔 혈당 반응을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다. 혈당 반응에 따른 가이드도 제공해 이용자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다운' 비즈니스 모델…해외 진출 힘입어 2025년 흑자 전환 가능할까
카카오헬스케어 홈페이지
카카오헬스케어 홈페이지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구매할 수 있다. 현재 파스타와 연동되는 측정기는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이센스 에어'와 덱스콤의 'G7'이다. [사진=카카오헬스케어 홈페이지]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용자에게 직접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대신 CGM 기업들과 수익을 나눈다. 현재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 CGM 1위 기업인 아이센스와 글로벌 기업 덱스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기업의 '케이센서 에어'와 'G7'이 하나씩 팔릴 때 일정 금액이 카카오헬스케어에게 넘어간다. 

이와 함께 카카오헬스케어는 내년도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과 함께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흑자 전환 성공의 열쇠로 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이듬해엔 미국과 중동 등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미국은 CGM이 대중화돼 있고 구독모델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는 점에서 카카오헬스케어가 가장 기대하는 시장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기업과 당뇨병 환자를 공략하기 위한 협업을 강화한다. 본격 진출에 앞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7~8월 중으로 노보 노디스크와 MOU를 맺을 계획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인슐린 펜·센서와 파스타 간 연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파스타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카카오헬스케어가 해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이는 지주사인 카카오를 한층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금융, 웹툰 등 영역에서 독점·과점을 영위해도 결국 '내수용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해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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