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비대면 금융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등 정보기술(IT)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FDS는 고객의 접속정보, 거래정보 등의 금융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상금융거래를 확인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상거래 탐지능력을 향상시킨 FDS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컨설팅 진행 단계로, FDS 고도화 과정에 인공지능(AI) 등 데이터 분석·예측 기술과 사고 탐지 솔루션을 활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5일 AI 모델을 결합한 FDS를 자체개발해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번 작업으로 이상거래탐지룰(주요 피해사례를 고려해 정한 규칙)과 신한은행의 AI모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시스템이 구축됐다.
은행권은 FDS를 포함한 IT 시스템 전반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AI 기반 비대면 FDS를 구축한 우리은행은 AI 기술을 활용해 시나리오 기반의 분석·탐지 기능을 탑재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3월부터는 안면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보이스피싱·대포통장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고 패턴을 AI로 학습시켜 이상거래를 분석·탐지하는 FDS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금융소비자는 하나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로그인만으로 보이스피싱 앱 설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은행권이 IT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가 급증하며 지능화된 신종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은 실무 테스크포스(TF) 팀과의 회의를 거쳐 FDS 고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금융거래에 대한 외부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업계의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창구 중심으로 금융 거래를 해온 과거와 달리, 최근엔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사기 의심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회사는 금융사기 범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고객에게 안전한 거래를 제공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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