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병기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에도 시장반응 시큰둥...韓 지원은 내년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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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4-06-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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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표 후 주가 약 2% 하락...전문가·외신 "AI 대응 느리다" 비판

  • 마이크로소프트·구글·삼성전자 등과 비교해 새로운 점 부족

  • 모바일 D램 적게 탑재한 구형 기기는 '온 디바이스 AI' 불가

사진EPA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행사 WWDC 2024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생성 인공지능(AI)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애플이 심기일전해 생성 AI 기반 모바일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자체 개발한 온 디바이스 AI와 오픈AI의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를 선보였지만, 모바일 업계에선 올해 초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력해 선보인 갤럭시AI와 차별화된 강점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생성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주식 분할 후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애플의 주가는 발표 후 약 1.91%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10일(현지시간)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 연례개발자행사 WWDC 2024 종료 후 TV에 출연해 "애플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있다면 나한테는 '실제 지능(Actual Intelligence)'이 있다"고 관련 소감을 밝혔다. 애플의 AI 서비스가 시중의 모바일 AI와 비교해 새로운 부분이 부족한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애플에 우호적이었던 미국 IT 매체도 애플 인텔리전스에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은 AI 경쟁에서 경쟁사에 뒤처졌으며, 팬과 주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과 해외 매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애플 인텔리전스 문제는 앞서 등장한 경쟁사의 생성 AI 서비스와 비교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 

애플은 이날 △음성 비서 시리와 챗GPT의 통합 △생성 AI 기반 알림 요약, 텍스트·이미지 생성 △온 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개인정보 보호 등을 강조했다. 모두 삼성전자와 구글이 각각 갤럭시AI와 제미나이를 통해 선보인 기능이다. 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생성 AI 서비스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각각 윈도 코파일럿과 제미나이 워크스페이스로 앞서 상용화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수년 전부터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서비스에 접목해 왔으며 생성 AI는 더 새롭고 강력한 차원의 진화"라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쿡 CEO의 호언장담과 달리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일정은 경쟁사들보다 한참 늦다.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18'과 컴퓨터 운영체제인 맥OS '세콰이어' 출시 일정에 맞춰 올 3분기 미국에서 영어로만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 아이폰·맥 이용자가 언제쯤 한국어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빨라도 내년 이후일 전망이다.

반면 AI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의 갤럭시AI는 올해 1월 출시 직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13개국어를 지원했고 4월 업데이트로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등 3개 언어를 추가로 지원하며 총 16개국어를 지원한다. 이런 느린 대응에 업계에선 애플이 생성 AI 전략을 과거부터 차곡차곡 준비한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구글·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치고 나가자 황급히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애플 이용자를 중심으로 온 디바이스 AI 지원 기기를 한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연결 없이 생성 AI 기능을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은 아이폰15 프로 이상, 태블릿PC와 노트북은 M1 AP(모바일 프로세서) 이상을 탑재해야 한다. 

온 디바이스 AI를 위해 AI 모델 양자화(압축)를 최대한 진행했다는 애플 주장에도 불구하고 D램을 8GB(기가바이트) 미만 탑재한 하위 제품군은 인터넷에 연결해 클라우드 AI로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 디바이스 AI로 개인정보를 한층 강하게 보호한다는 회사 주장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제품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모바일 D램 탑재를 최대한 억제했던 과거 애플 판매 전략이 생성 AI 추론(실행)을 위해 D램 용량이 중요해지면서 서비스 확산에 발목을 잡게 됐다.

한편 애플은 이날 클라우드 AI 상당수를 오픈AI뿐 아니라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추론한다며 M4 AP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의 존재를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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