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고위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9년 만에 '2+2 외교안보대화'를 위해 서울에서 만났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면서 '남·북·중·러'가 같은 날 한반도에서 외교전을 펼치게 됐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에서 개최됐다. 회담 후 양국 당국자들은 만찬도 함께했다. 한국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이, 중국에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양자 업무를 담당하는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측은 이번 대화에서 양국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과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 방북과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것을 감안해 이번 회담에서 북·러 협력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최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정찰위성·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로 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맞대응 결정을 내리면서 남북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심화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과시하며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한·중 외교안보대화와 북·러 정상회담 시기가 맞물리면서 일부러 시기를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한국은 양국 관계 발전 필요성에 비춰 오랫동안 외교·안보 2+2 대화 메커니즘을 구축해 대화 수준을 격상하고 개최 시기를 협의해 왔다"며 다른 국가와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 또한 1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에 협의가 이루어진 공감대이며 이후에 양국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년 만에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로, 지난달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윤 대통령과 리 총리 간 양자 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이다. 이번 대화는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린 바 있으며 이번에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개최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갈등을 겪어왔지만 최근 들어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이 한층 발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가 방한했으며 신창싱 중국 장쑤성 당서기는 19~20일 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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