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러, 북·베트남 '공산권 체인' 구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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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6-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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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선 취임 후 옛 공산권만 방문

  • 대러 제재 빈틈 노리며 '기억외교'

  • 푸틴의 속내 "더 많은 균열 내는 것"

1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주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국기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주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국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20일 북한과 베트남을 잇달아 찾으면서 공산권 국가와 체인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과거 공산권 국가를 지원했던 '기억'과 '감정'을 건드린 외교 전략을 구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취임 이후 활발하게 공산권 순방에 나서고 있다. 첫 행선지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었고, 이후 구 소비에트연방(소련)에 속했던 벨라루스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당시 중·러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서방의 군사 위협 행동에 반대하고, 북·중·러와 대결 구도를 부추긴다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한 달 간격을 두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베트남을 찾아 공산권 국가 간 결속을 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북한을 찾아 북·러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규정했다. 양국 정상은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서방국 제재에 맞서 안보, 경제, 에너지 등 분야에 관한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무기 거래를 비롯해 에너지 개발 수익과 관련한 금융거래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러시아와 베트남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기, 에너지, 경제 지원을 의제로 올린다. 러시아는 베트남과 합작회사를 세워 베트남 내 최대 규모 유전을 운영 중인데 현재 서방 제재로 해당 수익을 넘겨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양국은 거래대금 지급을 위해 은행 시스템상 러시아 루블화와 베트남 동화 간 거래 체계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받는 북한과 밀착하는 것은 이미 예상된 행보지만 베트남 국빈 방문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베트남은 러시아와 협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군사적 실익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과 러시아 간 교역액(36억 달러)은 중국(1710억 달러), 미국(1110억 달러), EU(720억 달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안보에 있어 긴밀함도 부족하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이샤크 연구소에 따르면 베트남이 포함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러시아는 전략적 관련성 측면에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실익'보다는 '명분'과 '기억'에 호소하는 외교를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소프이샤크 연구소 소속 호앙티하 선임연구원은 19일 논평에서 푸틴이 베트남을 방문한 데 대해 "베트남이 얻을 이익은 다른 강대국과 우호적 관계로 얻을 이익에 비하면 미미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정서는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베트남은 과거 냉전 시절 소련에서 원조를 받은 역사가 있고, 현재 베트남 정치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당서기 또한 소련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 이에 베트남 내에서는 소련 해체 이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여론이 있다고 호앙티하 연구원은 분석했다. 심지어 일부 베트남 국민 중에는 푸틴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푸틴 마니아'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같은 푸틴의 베트남 방문은 전 세계적 관점에서 미국의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미국 싱크탱크 캐넌 연구소는 논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구 민주주의 진영의 단결을 약화시키고자 가능한 한 많은 국가를 독려해 '반서구 연합'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푸틴의 러시아는 국가별 경제협력에서도 서방 동맹 간 균열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러시아는 중국,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동남아시아 등 국가를 중간 수입 거처로 삼아 서방의 규제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캐넌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해 유럽에서도 '석유' 등 에너지 수입을 두고 갈등을 빚거나 중동 지역 갈등도 잦아들지 않는 점들도 러시아가 원하는 그림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푸틴의 목표는 지경학적 분열과 정치적 분열을 극대화해 반대 진영에 구멍을 만들고, 새로운 동맹을 확보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가를 한층 중립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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