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은 한화그룹의 미국 조선업체 인수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필수인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해군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우리의 새로운 '해양 치국'(Maritime Statecraft)의 판도를 뒤집는 중요한 사건(game changing milestone)"이라고 평가했다.
델 토로 장관은 "그들(한화)이 미국 조선업의 경쟁 환경을 어떻게 바꿀지 알기에 미국에 진출하는 첫 한국 조선업체인 한화를 환영할 수 있어 너무 흥분되며 한화가 마지막 한국 조선업체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수는 미 해군과 250년 관계를 맺어온 필라델피아시에 고임금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해양 치국'은 중국과 전략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미국의 해군력을 복원하겠다는 구상으로, 델 토로 장관이 지난해 9월 하버드대 연설에서 소개했다. 미국과 동맹이 합심해 해군과 상선을 비롯한 종합적인 해양 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델 토로 장관은 미국이 경쟁력 있는 조선업을 보유한 한국,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낙후된 미국의 조선업을 현대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조선업체들이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목적으로 델 토로 장관은 지난 2월 한국을 찾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총 1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필리조선소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며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맡고 있다.
필리조선소도 같은 날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과 다른 규제 당국 승인 등 관례적인 조건"을 충족하면 2024년 4분기에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인 데다 미 해군 장관이 직접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CFIUS 심사가 문제 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노조 표심 때문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입장을 밝힌 뒤로 CFIUS 승인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