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찐 총리는 이번 방한 기간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문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안내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다. 과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방문한 한국 경제의 상징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간의 기술동맹을 이용해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처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함께 공급망 회복을 위해 함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찐 총리는 지난 1일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반도체 사업을 언급하며 "베트남 정부는 첨단 기술 등의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해 향후 양국간 무역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행정 절차 간소화와 규제 개선 등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MOU 교환식'을 진행하며 첨단에너지, 재생에너지, 반도체, 철강, 바이오 등 산업분야에서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베트남이 대안 투자 지역으로 떠오른 점도 우리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의 근접한 지리적 특성과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다.
삼성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다. 현재 베트남에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기도 베트남에 1조원 이상 투입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장을 가동 중이다.
2020년에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전 국가주석(당시 총리)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삼성그룹이 현재 하이테크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지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베트남은 삼성이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최고의 유리한 여건을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오래전부터 반도체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전기·전자 분야 공급망'을 보완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찐 총리도 지난 2일 이 회장과 만나 투자와 공급망을 확대하고 베트남을 주요 글로벌 제품의 전략적 생산과 연구개발 기지로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또 현지화 비율을 높이는 등 베트남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하노이 R&D 센터의 활동을 강화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에 이 회장도 "베트남의 성공은 삼성의 성공이고, 베트남의 발전은 삼성의 발전"이라며 삼성과 베트남의 협력 관계가 발전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며 "디스플레이 분야도 투자할 예정인데 향후 3년 후에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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