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 논란 이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공세가 연일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흥행이 예고되는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친명(친이재명)' 정당으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與 김건희 문자 '읽씹', 제2연판장 사태...연일 한동훈 때리기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를 포함해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등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전날 광주에서 합동 연설회를 진행했습니다.이달 23일 열리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후보들이 충돌하며 공방전이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여론조사상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후보에 대한 '포위망'이 형성되면서 각 후보들은 '한동훈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읽씹 논란'은 주말 동안 제2연판장 사태로 번졌습니다. 국민의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은 한 후보 사퇴를 위해 사퇴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취소했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 3·8전당대회 당시 초선 의원 53명이 나 후보의 당대표 출마를 저지했던 '연판장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나 후보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에게 연판장을 돌렸던 인사들이 한 후보 캠프에 대거 합류해 있는 것을 보고 "그저 웃지요"라고 반응했습니다. 그는 "작년 '연판장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 쓰며 (이번에는) 피해자인 것처럼 말한다. '연판장 호소인'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신의 불출마를 종용했던 의원들이 한 후보 사퇴 촉구 움직임을 비판하는 것을 놓고 사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으로 보여집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총선 '사적 공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원 후보는 지난 7일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총선 당시 가족 등과 후보 공천을 논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들은 따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한 후보는 "내 가족 누가, 어떤 후보의 공천에, 어떤 논의나 관여 비슷한 것이라도 했다는 것인지 밝히라"고 응수했습니다.
與 전대 흥행 돕는 홍준표...野 전대 '또대명' 기조
한 후보는 여권 인사들의 견제를 받으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지자체장들은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동안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한 후보와의 만남을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홍 시장은 당권주자는 아니지만 전당대회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흥행몰이를 돕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는 한 후보를 향해 '얼치기 후보', '총선참패의 주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반한(반한동훈)' 기조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선 한 후보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논단 사건을 수사한 것을 놓고 “야당 대표인 내가 1년 6개월이나 뒷조사를 받았는데 그걸 어찌 잊을 수 있겠냐”며 "그건 범죄수사가 아니라 '국정농단'이라는 정치 프레임을 씌워 자행한, 문재인 정권 사냥개들이 벌인 광란수사"라고 혹평했습니다. 홍 시장은 한 후보의 검사 시절 별명인 '조선제일검'을 언급하며 "'조작제일검'이 아니라 '조선제일검'이라고 치켜세운 언론도 당시는 한패거리였다"고 일갈했습니다.
관전포인트가 즐비한 국민의힘에 비해 내달 18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 대표 단일체제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예비후보 신청기간인 9~10일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 '일극체제'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김두관 전 의원이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도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민주당은 또 당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표 비율을 기존 40%에서 56%로 확대했습니다. 강성 지지층이 대다수인 권리당원의 의사 반영 비율이 늘면서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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